희망은 있다

    세상사는이야기 / 시민일보 / 2003-04-15 17:29:32
    • 카카오톡 보내기
    이 영 란 정치행정팀장
    {ILINK:1} “실패한 국민의 정부 전철을 똑같이 반복할 것 같아 불안하다”

    취임 50일째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이 토로한 솔직한 심정이다.

    집권초기의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을 ‘불안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의외다.

    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대통령이 불안을 느낄 만도 하다.

    우선 인사문제만 해도 그렇다. ‘호남소외론’이 괜한 ‘설’이 아닌 듯한 구체적인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편중·난맥 인사에 대한 지적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또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타후보와 차별화시키며 국민적 성원을 이끌어냈던 ‘노무현표 개혁’ 그림 역시 그 속도성 때문에 일부에서 불안을 느끼고 있다. 심지어 개혁이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불만이 대두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서 그가 한 말을 살펴보면 그가 갖고 있는 고민의 일단을 알 수 있을 듯도 하다.

    “당에 있는 사람들은 간섭하는 것이 불편하면 왜 간섭하느냐고 말할 것이고, 불편하지 않을 때, 대통령에게 도움을 받고 싶을 때는 왜 관심을 갖지 않느냐고 말한다. 자기들 뜻과 맞지 않으면 왜 간섭하느냐고 한다. 이것이 오늘 우리의 이중적 사고의 현실이다.”

    그렇지만 노대통령이 실제로 ‘비극적 불안’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자신의 개혁드라이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은 여전한 것으로 비춰진다. 그가 이런 긴장과 갈등 관계가 지속되는 개혁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단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의 개혁노선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바로 개혁세력간의 갈등이다.

    노대통령의 고백을 들어보면 그 정황이 더 확실해진다.

    “보수세력의 저항은 부닥쳐서 극복하고, 설득하고 극복하기 쉬운 쪽이다.

    변화와 개혁을 유도하는 쪽의, 나에 대한 저항이라고 보기보다는, 그쪽의 마찰과 갈등이 저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지게 만든다.”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잡고 태클 걸 일이 어찌 한두가지 뿐 이겠는가
    .
    내부분열이 지속된다면 최종적인 손실의 당사자는 결국 누가 될 것인가. 확실히 피하가 구분되는 정치마당에서 스스로들 제 자신의 진로를 막는 어리석은 짓(?)들이 지금 민주당에서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행한 일은 노대통령의 개혁의지가 아직은 여전히 싱싱하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넘치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는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다. 하물며 자기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아닌가.

    기왕에 그의 개혁의지를 믿고 대통령을 만들어주었으면 더 이상 티격태격으로 시간낭비 하지 말고 팍팍 밀어주자.

    그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희망’이기 때문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