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銃대 멘 젊은 ‘괸당'들
“네, 알아들었습니다. 민족반역자, 고등계 형사 앞잡이-그 같은 악독한 인간이 한남마을 근처에 살고 있었다니, 몸이 떨려서 말이 나오질 않는군요. 그리고 보면 어선을 집어타고 먼 곳으로 도망치려다 붙잡힌 셈이군요. 자수해서 광명 찾을 생각은 해보지도 않구!”
“자수? 말이 되나? 일본으로 도망가려했겠지?”
“그럼, 밤에 갈 일이지 대명천지 밝은 대낮에…죽으려고 환장했기로서니 하나밖에 둘을 모르구…”
“보나마나 밤에는 옴쭉달싹 못했을 걸세, 철통같이 마을 사람들이 감시망을 펼쳤을 테니까. 마을 사람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살짜기 뛰쳐나왔을 게야. 재수 옴 붙어 가지고 붙잡히고 말았겠지만…아마 이런 일들이 앞으로 이곳 저곳에서 꼬리 물고 일어나게 되겠지?”
“아! 그렇군요. 인제 잘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중에 찾아뵙고 많은 얘기 듣고 싶습니다. 오늘은 급히 볼 일이 있어놔서 실례하겠습니다.”
“아, 그래? 이제 조석으로 만나게 될 테니까”
40대 사나이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고정관은 때마침 관중 속을 빠져나오고 있는 조용석에게 까딱까딱 손짓을 했다. 조용석이 헐레벌떡 단숨에 뛰어왔다.
“자, 가세! 빨리 가보자구.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 줄 테니 그리 알구…”
“알았어요. 갑시다 그려”
고정관이 서두르는 모습이 심상치 않게 보여졌던지 조용석은 궁금증 터뜨리는 경솔함을 삼가고, 고분고분 따라 나서기로 했다.
“멀리 내빼지는 못했을 게야, 문제의 특공대원들…”
자전거에 올라타며 고정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과연 축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자리돔 실은 어선들이 하나씩 둘씩 입항하고 있거든요. 잠깐 포구에 들러서 자리돔을 사 가지고 가야잖아요? 그리고 쇠파이프로 무장한 악당들을 추적하는데는 위험부담이 따를 터인데, 굳이 모험할 필요가 있을 것인지 모르겠군요”
조용석이 불만을 품은 채 부드럽게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고정관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자네는 몰라서 그래, 지금 자리돔이 문제인가? 그 친구들을 붙잡기만 한다면 우리는 노다지를 캐게 된다구, 노다지를…. 그들은 악당이 아니고 특공대란 말야 특공대. 애국자라는 말과도 상통하는 특공대 말일세, 자, 이를 악물고 따라가 보자구! 놓쳐서는 안 돼. 자전거가 있으니까 따라잡을 수 있을 게야. 어서 힘껏 달려가자구!”
고정관은 히죽 웃고 조용석의 어깨를 툭 쳤다.
노다지 캐고 어쩌고 하는 소리에 조용석은 귀를 의심하면서도 문득 구미가 당기는 바람에, 군침을 삼키며 버릇처럼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세한 내막은 곧 알게 될 걸세, 궁금하더라도 꾹 참고 있으면 희소식 접하게 될 테니까”
“기대할게요. 그럼 전속력을 내어 질풍같이 달려 보지요. 쇠파이프 공격만 안 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한 일 아니겠어요?”
두사람은 곧 세불곶 포구를 떠났다. 자전거에 몸을 실은 그들은 고갯길을 돌아올라 한남마을을 바라보며 힘껏 달렸다.
“네, 알아들었습니다. 민족반역자, 고등계 형사 앞잡이-그 같은 악독한 인간이 한남마을 근처에 살고 있었다니, 몸이 떨려서 말이 나오질 않는군요. 그리고 보면 어선을 집어타고 먼 곳으로 도망치려다 붙잡힌 셈이군요. 자수해서 광명 찾을 생각은 해보지도 않구!”
“자수? 말이 되나? 일본으로 도망가려했겠지?”
“그럼, 밤에 갈 일이지 대명천지 밝은 대낮에…죽으려고 환장했기로서니 하나밖에 둘을 모르구…”
“보나마나 밤에는 옴쭉달싹 못했을 걸세, 철통같이 마을 사람들이 감시망을 펼쳤을 테니까. 마을 사람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살짜기 뛰쳐나왔을 게야. 재수 옴 붙어 가지고 붙잡히고 말았겠지만…아마 이런 일들이 앞으로 이곳 저곳에서 꼬리 물고 일어나게 되겠지?”
“아! 그렇군요. 인제 잘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중에 찾아뵙고 많은 얘기 듣고 싶습니다. 오늘은 급히 볼 일이 있어놔서 실례하겠습니다.”
“아, 그래? 이제 조석으로 만나게 될 테니까”
40대 사나이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고정관은 때마침 관중 속을 빠져나오고 있는 조용석에게 까딱까딱 손짓을 했다. 조용석이 헐레벌떡 단숨에 뛰어왔다.
“자, 가세! 빨리 가보자구.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 줄 테니 그리 알구…”
“알았어요. 갑시다 그려”
고정관이 서두르는 모습이 심상치 않게 보여졌던지 조용석은 궁금증 터뜨리는 경솔함을 삼가고, 고분고분 따라 나서기로 했다.
“멀리 내빼지는 못했을 게야, 문제의 특공대원들…”
자전거에 올라타며 고정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과연 축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자리돔 실은 어선들이 하나씩 둘씩 입항하고 있거든요. 잠깐 포구에 들러서 자리돔을 사 가지고 가야잖아요? 그리고 쇠파이프로 무장한 악당들을 추적하는데는 위험부담이 따를 터인데, 굳이 모험할 필요가 있을 것인지 모르겠군요”
조용석이 불만을 품은 채 부드럽게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고정관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자네는 몰라서 그래, 지금 자리돔이 문제인가? 그 친구들을 붙잡기만 한다면 우리는 노다지를 캐게 된다구, 노다지를…. 그들은 악당이 아니고 특공대란 말야 특공대. 애국자라는 말과도 상통하는 특공대 말일세, 자, 이를 악물고 따라가 보자구! 놓쳐서는 안 돼. 자전거가 있으니까 따라잡을 수 있을 게야. 어서 힘껏 달려가자구!”
고정관은 히죽 웃고 조용석의 어깨를 툭 쳤다.
노다지 캐고 어쩌고 하는 소리에 조용석은 귀를 의심하면서도 문득 구미가 당기는 바람에, 군침을 삼키며 버릇처럼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세한 내막은 곧 알게 될 걸세, 궁금하더라도 꾹 참고 있으면 희소식 접하게 될 테니까”
“기대할게요. 그럼 전속력을 내어 질풍같이 달려 보지요. 쇠파이프 공격만 안 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한 일 아니겠어요?”
두사람은 곧 세불곶 포구를 떠났다. 자전거에 몸을 실은 그들은 고갯길을 돌아올라 한남마을을 바라보며 힘껏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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