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멍드는 가정

    칼럼 / 시민일보 / 2003-06-02 17: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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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승 태 부천남부경찰서장
    얼마 전 모 연예인이 남편에 의해 구타를 당한 일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계기로 가정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행위는 범죄라는 생각 없이 노약자, 여성, 어린이 등 약자에 대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피해의 심각성이나 위험성이 매우 크다.

    가정폭력은 부부지간의 구타, 아동학대, 부모 등에 대한 구타행위가 대표적이며 대개는 장기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행위방법도 상식을 벗어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가정폭력의 원인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유교 문화, 가정의 폐쇄성, 사생활 불간섭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쉽게 말해 ‘내 가정은 내 마음대로 할테니 간섭하지 말라’라는 사고방식에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가정폭력 피해에 대한 상담이나 신고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신고접수 시에도 가정문제이니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하거나 사건처리 후에 오히려 폭력이 심화될 것을 우려해 비협조적으로 나와 조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현재 우리 경찰은 이러한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해 적극적인 개입과 조치를 취해 폭력의 중단 및 재발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가정폭력의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기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가정은 인간이 태어나서 자라는 성장과 교육의 장소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생활하기 위한 기초가 되는 곳이다.

    그러한 가정이 단란하고 화목하다면 더없이 편한 안식처가 되겠지만 폭력에 멍들게 되면 범죄의 사각지대가 되고 나아가 사회의 기초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도덕적·윤리적 문제로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 모두의 인식이 필요하며 특히 가정폭력은 범죄적 행위임을 깨닫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감시 및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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