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에 산하기관장 등 `자리’를 미리 만들어 놓고 공직을 떠나는 전관예우 관행이 사라지면서 30년 안팎을 공복으로 지낸 고위 공직자들이 하루아침에 `백수’로 전락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후 “공무원들이 옷을 벗자마자 산하기관에 낙하산식으로 내려가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용퇴한’ 건설교통부 1급 3명도 갑자기 용단을 내리기는 했지만 앞길이 막막하기는 마찬가지.
지금까지는 국장을 하다 퇴직하면 어디어디, 1급에서 그만두면 어디어디, 장·차관까지 지냈으면 어디어디 하는 식으로 퇴직 후 일정기간의 직장이 대략 정해져 있어 전임자를 `적당히’ 밀어내거나 전임자가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면 그 시점에 맞춰 퇴직하는 것이 관례였다.
퇴직자들의 불안감은 따라서 후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더욱 심한 듯 하다.
짐을 싸기 바로 전날까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국회에 제출한 법을 설명하느라 동료 공무원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건교부 한 퇴직자는 “아는 사람들로부터 위로 전화가 폭주하는 걸 보니 그만둔다는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30년 이상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꼬박꼬박 출근했는데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소일거리를 고민해야 할 처지”라고 털어놨다.
그는 “후배들이 6개월이 지난 뒤 적절한 자리를 알아봐주겠다고 했지만 그 때는 이미 잊혀진 신세가 될 것”이라며 “현직에서 산하기관으로 가려고 해도 반대가 심한 데 현직을 떠난지 상당히 지난 `퇴물’을 누가 받아들이려 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이런 관행이 사라지면서 산하기관은 반대로 분위기가 좋아졌다.
건교부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거나 장·차관이 갈리거나, 고위 공직자가 그만두면 당연히 이사장이나 감사 등의 자리를 내주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일이 없어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내부 승진의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무원이 퇴직하면서 낙하산을 타고 산하기관에 사뿐히 내려앉는 구습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부분 50대 중반인 퇴직자들의 `30년 경험과 전문지식’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새로운 풍토에서의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요구사항이다.
건교부 한 과장은 “수십년간 공직에 몸바친 사람으로서 떠나는 뒷모습도 아름다워야 하는데 이래저래 형편이 여의치 않아 아름답기도 쉽지 않다”며 “공무원도 퇴직 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일반 기업체처럼 퇴직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준 기자 sasori0624@siminnews.net
이같은 현상은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후 “공무원들이 옷을 벗자마자 산하기관에 낙하산식으로 내려가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용퇴한’ 건설교통부 1급 3명도 갑자기 용단을 내리기는 했지만 앞길이 막막하기는 마찬가지.
지금까지는 국장을 하다 퇴직하면 어디어디, 1급에서 그만두면 어디어디, 장·차관까지 지냈으면 어디어디 하는 식으로 퇴직 후 일정기간의 직장이 대략 정해져 있어 전임자를 `적당히’ 밀어내거나 전임자가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면 그 시점에 맞춰 퇴직하는 것이 관례였다.
퇴직자들의 불안감은 따라서 후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더욱 심한 듯 하다.
짐을 싸기 바로 전날까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국회에 제출한 법을 설명하느라 동료 공무원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건교부 한 퇴직자는 “아는 사람들로부터 위로 전화가 폭주하는 걸 보니 그만둔다는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30년 이상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꼬박꼬박 출근했는데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소일거리를 고민해야 할 처지”라고 털어놨다.
그는 “후배들이 6개월이 지난 뒤 적절한 자리를 알아봐주겠다고 했지만 그 때는 이미 잊혀진 신세가 될 것”이라며 “현직에서 산하기관으로 가려고 해도 반대가 심한 데 현직을 떠난지 상당히 지난 `퇴물’을 누가 받아들이려 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이런 관행이 사라지면서 산하기관은 반대로 분위기가 좋아졌다.
건교부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거나 장·차관이 갈리거나, 고위 공직자가 그만두면 당연히 이사장이나 감사 등의 자리를 내주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일이 없어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내부 승진의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무원이 퇴직하면서 낙하산을 타고 산하기관에 사뿐히 내려앉는 구습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부분 50대 중반인 퇴직자들의 `30년 경험과 전문지식’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새로운 풍토에서의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요구사항이다.
건교부 한 과장은 “수십년간 공직에 몸바친 사람으로서 떠나는 뒷모습도 아름다워야 하는데 이래저래 형편이 여의치 않아 아름답기도 쉽지 않다”며 “공무원도 퇴직 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일반 기업체처럼 퇴직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준 기자 sasori0624@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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