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고질적 부패고리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4-01-26 20: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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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동 환 수도권부 부장대우(의정부 주재)
    {ILINK:1} 최근 구정을 앞둔 의정부시청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의정부시청 민원실 한쪽, 이곳 현장에는 국무총리실 산하 감찰팀 2명이 민원인을 가장 상주하고 있었다.

    11시경 D건설의 현장소장은 아파트와 관련된 도색 등과 관련 업무협의차 시청 관련부서를 찾았다.

    업무협의 후 현장소장은 관계공무원이 전화를 받고 있는 사이 인사를 건네고 서류봉투를 놓고 갔다.

    이를 수상히 여긴 감찰팀은 서류봉투를 놓고 간 10여분이 지난 후 현장에 있던 서류봉투 속의 돈을 확인한 것이다.

    설을 앞두고 주택건설을 하고 있는 업체가 떡값으로 돈 100만원을 서류 대봉투에 넣어 관계부서의 담당공무원 책상위에 놓고 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자체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특히 이후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지도감독부서인 의정부시청 감사담당관실이나 경기도 제2청의 감사담당관실은 ‘별일도 아닌 것 가지고 무슨 난리냐’는 태도로 제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여 감사부서의 행정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경기도 제2청사 감사담당관실 과장도 이러한 사실확인에 대한 기자의 취재에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할말이 없다”며 “해당관청인 의정부시에 알아보라”는 말만 남겼다.

    물론 인정상 따진다면 지난 2003년 대선정국에 대한 정치권의 수백억원에 이르는 한나라당의 차떼기나, 노무현대통령 캠프의 백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불법자금조성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세상에 액수로 따진다면야 그깟 돈 100만원이 뭐 대수겠는냐 할 수도 있다.

    또 건설업자가 책상위에 놓고 간 것이지 손을 내밀어 돈을 받은 것(?)도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명절때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설업자든 또 누구든간에 공직사회 내의 고질적인 부패형태의 고리로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행태라는 것이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러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자체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경기도 제2청 및 의정부시청 감사담당관실의 이번 감찰에 대한 ‘네집 내집을 따지는 제식구 감싸기’는 경기도 감사부서의 내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잣대다.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경기도 제2청과 의정부시청의 행태를 보며 경기도내 일선 시·군의 감사부서에게 2000년대를 살아가는 대 한국인으로서, 경기도민의 자부심을 위해 열린행정으로 부패와의 전쟁을 통한 백년대계의 노력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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