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회의도중에 나왔겠습니까

    기고 / 시민일보 / 2005-05-09 21: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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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명진 경기도 공보관
    {ILINK:1} 장영달 의원께서는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 3차 회의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에 대해 “개인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것처럼 평가하셨습니다.
    먼저 당시 회의 때 이해찬 총리, 김영주 청와대 수석,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의 발언 내용부터 파악해 보시기 바랍니다.

    누가 표를 앞세운 정치적 판단으로 국가발전을 저해하고 있는지 명백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 장 의원님께서 정확한 내막을 파악할 시간이 없으신 것 같아 분명한 사실부터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외국 첨단기업의 수도권 신·증설 문제는 이미 6개월 전부터 정부에서도 누차 구두 상으로 허용의사를 밝혀왔으며 이번 3차 본회의에 앞서 열린 9차례 실무회의에서도 이 문제는 이미 당연한 것으로 논의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3차 회의에서는 그동안 실무자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첨단대기업의 수도권 신증설문제’나 ‘수도권정비계획법’의 대체입법에 대한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회의에서 정부 측은 선심 쓰듯이 외국 첨단기업 신증설문제를 수도권발전대책회의의 중요한 성과처럼 내놓았고 다른 문제는 다음에 가서 논의하자고 했습니다.
    해는 뉘엿뉘엿 지는데 이제야 아침상을 차리겠다고 눈을 비비는 주인 앞에서 어떤 손님이 더 머무르려고 하겠습니까?

    손 지사가 더 이상 회의장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덧붙여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해명하고자 합니다.

    손학규 지사와 경기도가 왜 수도권의 첨단기업 신·증설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냥 수도권 이기주의의 발로라고 생각하십니까?
    외국 첨단기업과 국내 대기업 첨단업종이 한사코 수도권에 대한 투자를 고집하는 것은 수도권이 갖고 있는 유리한 입지조건 때문입니다.
    수도권에 첨단기업이 들어서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지방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상하이나 대만으로 가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첨단기술의 이전도 날라 가고 대통령님께서 날이 새면 재삼재사 강조하는 일자리 만들기도 날아갑니다.

    수도권의 첨단업종 신·증설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지 ‘수도권만 잘살자’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산업자원부 장관이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6개 대기업 3조6000억원에 대한 수도권 투자가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2만명의 일자리가 날아갈 판입니다.
    오는 26일 기공식을 갖는 3M사와 같은 외국 첨단기업도 ‘불법기업, 불법투자’가 될 판입니다.
    장 의원님께서도 아시리라 믿습니다만 첨단업종은 속도가 경쟁력입니다.
    단 몇시간만 늦어도 경쟁에서 낙오되고 맙니다.
    그러니 그때그때의 표만 의식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정부를 바라보는 기업들 마음은 얼마나 속이 타겠습니까?
    경기도가 마치 모든 산업을 독식하려는 것처럼 보지 마실 것을 당부합니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백색가전공장을 광주에 건설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있는 것을 경기도가 반대하겠습니까?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다만, 입지조건 때문에 수도권에 오지 않으면 안 되는 몇몇 첨단업종에 관해서만 허용해 달라는 얘기입니다.
    이러한 경기도의 입장에 대해 분명히 인식해 주기 바랍니다.
    실제로 손학규 도지사와 경기도는 그동안 외국 첨단기업 유치를 통한 대한민국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봉에 서 왔습니다.

    그런 손 지사가 정치적 곤경을 마다않고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찬성했습니다.
    이를 반대하는 분들께 국가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국가균형발전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설득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국가균형발전이란 잣대 하나로 모든 것을 바라보면서 국가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애가 닳아 있는 사람을 개인적 정치논리에 빠져 있다고 폄하하는 것도 ‘외눈박이 시야’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지방을 볼모로 정치하는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합니다.

    서로가 마음을 열고 상생발전을 통해 국가대통합과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현 정부는 수도권이 실제로 갖고 있는 국가경쟁력을 과도하게 억제하고 있습니다.
    이미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도 국내 대기업의 첨단업종 투자에 대해 찬성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열린우리당 내 일부 의원들조차 정부의 수도권 투자 억제에 대해 우려를 보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장영달 의원께서는 여당 의원으로서 관계부처 장관과 당내 의원들의 의견부터 먼저 수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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