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 살해용의자 “내가 안죽였다”

    사건/사고 / 여영준 기자 / 2019-03-21 04: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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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범이 살해” 혐의 부인

    [시민일보=여영준 기자]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33)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 모씨(34)가 달아난 공범들이 피해자들을 살해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피의자 김씨가 지난 19일 조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집에 침입해 피해자들을 제압하려는데 피해자들의 저항이 심했고 그때 갑자기 옆에 있던 공범 중 한 명이 남성(이 씨의 아버지)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여성(이 씨의 어머니)의 목을 졸랐다"며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며 나는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들에게서 빼앗은 5억원 중 공범들이 가져간 돈도 자신이 고용한 대가로 지급한 형식이 아닌 공범들이 돈 가방에서 멋대로 돈을 가져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오면서도 "제가 안 죽였습니다. 억울합니다"라고 항변했다.

    김씨는 자신의 살인 혐의를 부인한 뒤 진술을 거부하는 등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공범들이 달아난 점을 이용해 공범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는 것일 수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아울러 범행 이후 공범들이 현장을 빠져나간 뒤 김씨가 뒷수습을 위해 불러 현장에 왔었던 A씨 등 한국인 2명에 대한 조사도 전날 진행했다.

    이들은 김씨의 친구의 지인으로 당시 김씨는 친구에게 "싸움이 났는데 중재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현장에 갈 수 없었던 김씨의 친구가 A씨 등 자신의 지인들에게 대신 가달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A씨 등이 현장에 갔고 이들은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보고선 단순한 싸움 중재가 아니라고 판단, 김씨에게 신고를 권유한 후 현장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날 A씨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서 이러한 내용의 진술을 받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동기 등을 수사하고 달아난 공범 3명을 검거하기 위해 국제공조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김씨는 중국 교포인 공범 B씨(33) 등 3명을 고용해 지난 2월25일 오후 안양시 소재 이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강도살인)를 받고 있다.

    김씨는 두 사람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김씨는 이씨 아버지에게 2000만원을 빌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해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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