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을 다녀와서…

    기고 / 시민일보 / 2006-03-23 19: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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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ILINK:1} 우즈벡에서 의정일기를 쓰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하였다. 호텔의 인터넷 설비가 고장이라고 한다. 4박 5일간 우즈벡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4년전부터 계획을 하였다가 여러가지 사정으로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던 일정인데 이번에는 이규생, 이성로, 신성철 등 역대 사무국장들과 함께 결단을 하여 다녀오게 되었다.
    서양인들이 한국인의 두 가지 특징에 놀라움을 표시한다고 한다.
    첫째는 세계 경제대국인 일본을 우습게 아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들이 이룩한 성과가 얼마나 대단하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한다.
    해외에 나가보면 이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타쉬켄트만 하더라도 대부분 신형차량은 대우 마티즈, 넥시아(라세티), 다마스, 티코 등이다.
    이달 말 우즈벡 카리모프 대통령이 3번째로 한국을 방문한다. 작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타시켄트를 방문한 바로 이후 안디잔 사태가 발생하였다.
    지난 2005년 5월13일 우주벡의 동부지역인 안디잔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교도소를 습격하여 수감중인 이슬람 단체 조직원들을 석방시키고 주정부청사 등을 점거한 상태에서 청사 앞 광장에 조직원들의 친지 등이 나와 일자리, 빈곤해결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는 특별한 대화노력도 없이 바로 다음날 무력진압을 하여 정부발표로 169명 사망, 실제로는 2000여명 사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인명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1980년 5월 광주와 유사한 면이 있다. 차이는 5월 광주는 평화적 시위를 신군부가 무력진압한 것이고 안디잔은 무장반란의 형태를 띤 것이 차이이다.
    이 차이와 국익 등을 고려하여 대한민국은 안디잔 사태와 관련하여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EU는 안디잔 사태에 대한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경제제제를 시작하였으며, 60차 유엔총회에서 우즈벡 인권 결의안을 상정하였다고 한다.
    이때 찬성 73 반대 38 기권 58로 결의안이 가결되었는데 우리나라는 기권하였다. 이로 인하여 우즈벡 정부는 대한민국에 대해 더욱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여 이번 카리모프 대통령 방문시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서명을 한다고 한다.
    특히 유전 4개와 구리, 우라늄 개발까지 대한민국에 허용했다고 하니 대한민국 에너지 확보차원에서 국익에 커다란 도움이 될 일이다.
    안디잔 사태와 이에 대한 유엔결의안을 주도한 미국은 그 댓가가 혹독하다고 한다. 아프간 공격시 터키 대신 폭격기 발진기지를 제공하였던 우즈벡은 이로 인해 미군철수를 요구 우주벡내 모든 미군기지가 철수되었다고 한다.
    대중국포위망이 뒤로 밀린 것이다. 최근 러시와와 급속히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고 한다. 내가 있는 동안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문, 푸틴과 후진타오의 정상회담을 통한 중러간의 협력강화 등은 에너지외교의 급격한 변화와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1991년 우즈벡을 처음 방문하여 면화수입에 성공하고 한·우주벡 친선협회회장으로서 우즈벡에서 국가훈장을 받은 김윤식 전 의원과 함께 방문하였다. 김윤식 전 의원의 안내로 우즈벡의 많은 부분을 볼 수 있었다.
    김윤식 의원은 민주당 시절에 선거법위반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법률적 변호, 지원을 해주어 친하게 지냈던 터였다. 새로운 동방이라는 의미의 신동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우즈벡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
    우즈벡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매우 좋다고 한다. 아마 최근 작년 안디잔 사태 이후 미국과 불편한 관계 속에서 한국을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로 생각하는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카리모프는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고 강력한 독재를 취하고 있다. 의미있는 야당은 없고 대부분 국정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는 경찰국가이다.
    대우증권이 설립하였던 우주은행을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인수에 따라 우주산업은행으로 개편하여 5월에 개소를 한다고 한다. 문하영 대사, 김장진 산업은행 파견 지점장 등으로부터 자세한 상황을 보고받았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로부터 최근 우즈벡 교육 컴퓨터기자재 관련 EDCF 자금 집행에 관련한 보고를 들었다. 지난번 우즈벡 EDCF 자금 프로젝트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았다. 최근에도 이와 관련하여 많은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 세계의 EDCF 자금집행과 관련한 일들을 점검해볼 생각이다.
    어제 돌아왔어야 하는데 아시아나 비행기의 유압부속장치가 고장나 하루 연기되었다. 만일 이륙후에 이 사실을 발견하였다면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해 동체착륙하였을 뻔 하였다.
    세상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새옹지마이다. 우즈벡 항공기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카리모프 대통령 방한 일정에 대한 준비차 선발대 팀장으로 방한하는 아지모프 재무부장관을 만나 여러 대화를 나누었다. 나름대로 소득이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의 불빛이 보인다. 언제봐도 반가운 불빛이다.

    <위 글은 시민일보 3월 24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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