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내부갈등 市가 책임져야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6-04-24 14: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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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용 선 (포천·의정부 주재)
    포천시 도평3리에 지어진 마을 경로당과 농촌 관광용 시설물들은 완공된 지 수개월이 지났으나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경로당 문은 굳게 잠겨있었으며 메주 만들기 체험실과 공중화장실, 산책로, 농산물 홍보전시관은 텅텅 빈 상태로 흉물로 전락되고 있었다.
    무려 5억8000여만 원의 혈세로 지어진 이 시설물들을 둘러싸고 마을 이장과 동네사람들이 서로 헐뜯고 원망하며 행자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불신의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진정서를 제출한 20여명의 주민들은 “마을이장이 주민과 의논 없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펼치면서 무자격 건설업자를 선정했고 부실한 설계도면으로 시방서도 없이 인건비를 부당하게 지급했다”고 주장했으며 마을 이장은 “책임감 때문에 턱 없이 부족한 예산이었지만 온몸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가 이렇게 되니 서운한 마음을 이루 말 할 수 없다”고 맞섰다.
    마을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생산적인 일에 몰두해야할 이 시점에, 수년동안 어렵사리 완공한 시설물들을 앞에 놓고 외지의 관광객 유치에 전력을 투구해야 할 이때에, 잘잘못을 떠나 손실만 가득한 지나간 일로 소모전을 펼친다는 것이 우선은 안타깝다.
    어떤 일에 책임을 물을 때는 항시 원인이 있다.
    수억의 국비가 소모되는 약사마을 사업에는 필경 경기도와 포천시가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세부적인 사업계획도 전문가들로부터 확보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하지만 설계도면도 없고 시방서도 없이 2년여 동안 공사가 진행됐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우며 요즘 관공사의 경우 건설업자를 시행사가 임의로 정하는 수의계약도 부정을 우려해 2000만원이하로 낮게 정하고 있는데 수억에 달하는 큰 공사를 이장 한 사람에게 맡겼다는 것은 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포천시 담당부서는 도대체 그동안 뭘 했다는 것인가. 이장 한 사람한테만 맡겨놓고 설계도와 시방서가 있는지, 인건비가 제대로 지급되는지, 누가 얼마만큼 힘들게 일하는지, 살펴봤어야 하는거 아닌가.
    지금 마을사람들이 패가 나뉘어 큰 프로젝트 완성에도 불구하고 시설물을 개장치 못한 채 서로를 헐뜯고 원망하게 된데는 전적으로 포천시가 책임져야 한다.
    또한 마을 융화에도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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