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역사복원

    기고 / 시민일보 / 2006-11-07 1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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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영 달(열린우리당 의원)
    {ILINK:1} 최근 한-중 현안문제 중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공정은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변강사지연구중심(邊疆史地硏究中心)’에서 주도하며 중앙정부의 고급 당간부는 물론 동북3성(省)의 각 사회과학원과 대학, 연구소 인력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동북공정을 위해 중국은 유적정비와 주민의 이주 경비 등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학술차원이 아닌 정치적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역사왜곡 움직임과 더불어, 중국은 중앙 및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한국사 왜곡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 등 일련의 작업을 추진하는 것은 추후 발생할 지도 모르는 ‘통일한국’과의 영토분쟁이나 조선족 문제 등에 대비한 장기적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동북공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구려사 빼앗기’를 시작으로, 대다수의 연구과제가 중국 동북지방의 영토와 주민, 변경문제 등 현재와 미래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우리가 동북공정을 주목하고 이의 폐기를 요구해야 하는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민족주의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내부적 응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외부세계를 적대적으로 그리는 일은 주변세력의 감정적 반발을 사고 민족국가 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작용을 한다.
    중국의 민족주의가 전통적 문화와 질서를 새로운 국제상황에 적용시킬 경우 이는 주변 국가들과의 문화적, 역사적 마찰을 불러 올 것이다.
    즉 동북공정 등 중국의 민족주의는 그 의도와는 관계없이 동북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본인은 지난 2004년부터 통일부 및 외교통상부 국정감사 등을 통해 중국의 ‘동북공정’이 단순하게 동북지역 고대사에 대한 학술적 연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영토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임을 지적하고 정부의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정부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하여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학술적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이것이 매우 일면적이고 단편적인 대응에 불과하였음이 최근 중국의 ‘백두산공정’으로 인해 더욱 분명해졌다.
    우리는 동북공정이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은 물론이고 지식인들에게 정확한 문제제기를 하여야 한다.
    중국의 민족주의, 중화사상에 내재되어 있는 자기중심주의는 자신에 대한 외부인의 시각을 수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날로 증가되는 상호의존성은 자신을 바라보는 외부인의 시각에 대한 충실한 이해가 필요하고 이러한 요소들의 중국의 새로운 정체성 구성에도 반영될 필요가 있다.
    또 우리는 즉흥적이고 단발적인 감정적 대응보다는 체계적이며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시스템 구축과 차분하고 논리적인 학술적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가 해결된다면, 중국의 동북공정 등에 대처하기 위한 ‘동북공정 남북 공동대책회의’를 북한에 제안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그래서 고구려·발해사 등 동북 고대사에 대한 남북 공동연구는 물론 백두산 천지 관광코스 개발 등 북한을 통해 백두산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방안을 의제로 토의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로서는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별로 없는 상황인 만큼 북한의 협조를 얻는 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중국의 거칠고 조악한 논리를 비판하는 한편, 중국의 사과와 시정 약속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최근 TV 드라마에서는 고구려에 대한 재인식 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주몽’, ‘대조영’, ‘연개소문’등 신화와 위인전에 등장하던 인물과 우리 역사가 대중에게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문제는 미래다. 또한 과거 없는 미래는 있을 수 없다. 그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평가와 반성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출범하는 ‘대한민국 국회 고구려 포럼’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모든 구성원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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