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선택

    칼럼 / 시민일보 / 2007-03-20 1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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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병 헌 (국회의원)
    손학규 전 지사가 ‘길’을 택했다. 서자의 자리를 박차고 역사의 적자가 되기 위해 수구냉전세력의 본영인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했다. 그의 담대한 결단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인제 학습효과 운운하지만 손 전 지사의 결단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인제는 경선 패배 결과에 불복한 것일 뿐 정책적 차별은 물론 역사적 구별성도 없었다. 손 전 지사는 경선도 하기 전에 자신이 주장하는 개혁적인 정책과 노선이 수구적인 한나라당으로부터 집단 거부를 당했다.

    수십 년간 변하지 않은 수구보수의 바위에 진보개혁의 꽃을 피우겠다는 그의 열정은 좌절된 것이다.
    구태와 부패, 냉전으로 메말라 버린 한나라당이라는 밭에 미래를 위한 모를 심으려는 노력이 헛되고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판을 들고 논을 찾아 나온 것이다.

    손학규 전 지사의 결단으로 복잡하게 얽혀졌던 정치지형은 보다 단순명료해졌다. 한나라당은 개혁의 보완재 역할을 하던 손 전 지사가 당을 나감으로써 냉전·특권·부패·보수의 정체성을 더 이상 숨길수 없게 되었다.

    또한 열린우리당도 범개혁진영의 대표성을 상실하여 더 이상 기득권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기존의 정당구도로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여망을 담아낼 수 없음이 더욱 분명해졌다. 손 전 지사의 결단은 단순한 당적 정리의 의미가 아니다.

    기존의 정당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정치 질서를 모색해야 한다는 대의가 모아진 현실 정치에서 버전을 달리하는 새로운 정치질서 창조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 확실하다. 대한민국 미래세력의 대결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기득권세력은 변화와 창조를 두려워한다.

    새로운 질서 창조는 기득권의 해체와 파괴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의 결단은 새로운 질서 창출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딘 것이며, 새로운 창조를 위한 파괴력 있는 결단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범여권’이라는 용어는 폐기되어야 한다.

    손 전 지사는 야당으로부터 나와 개혁 본영에 합류할 수는 있으나, 소위 ‘여권’에는 합류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대통령이 탈당한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치권에 범여권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도개혁 정책과 노선에 동의하는 제 세력과 인물이 자유지대에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새롭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중도개혁진영’이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중도개혁진영은 통합드림팀 준비를 착실하게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정치적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확장하고 국민적 인지도와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역사는 단순 반복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길을 뚜벅뚜벅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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