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위헌이라고 주장하라

    칼럼 / 시민일보 / 2007-06-24 20: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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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김명주 의원
    노무현 대통령이 공직선거법 제9조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대통령이 위반하였다는 중앙선관위의 결정에 대하여 국민으로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한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참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황당하기 이를 때 없다. 역사상 국민이 국가권력의 국민에 대한 기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제도를 만들어 왔고 헌법소원도 그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진 최후의 수단인데, 국가권력의 최정상에 있는 대통령이 자신이 피해자라며 헌법소송을 제기하니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지금까지 선거에서의 중립을 요구한 이유는 명백하다.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 자신과 자신의 정파에게 유리한 결과를 내기위하여 자신의 권력을 오남용하여 왔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를 구시대적이라고 청산할만한 단계에 이르렀는가? 국민은 대통령이 자신이나 자신의 정파에게 유리한 선거결과를 가져오기 위하여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생각하면 당당하게 선거중립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라.

    그러지 아니하고 대통령은 선거중립의무가 있기는 한데, 자신의 발언에 대하여 이러한 의무위반이라고 판단한 중앙선관위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헌법소원을 하는 것은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대통령 자격이 아니라 국민의 자격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당하였다는 주장한다고 하였는데, 대통령은 사적인 자리가 아닌 이상 그 직무기간 중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 발언은 대통령의 발언이지 개인의 발언으로 환원될 수 없다. 이번에 문제된 원광대 발언, 6.10 기념사나 한겨레 인터뷰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문제이지 개인 노무현의 정치적 견해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공식적 발언이 사적인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될 수 없다.

    대통령의 중앙선관위결정에 대한 헌법소원은 또 다른 형태의 중앙선관위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다. 만약 중앙선관위 결정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이라고 결정된다면 중앙선관위의 권위는 땅바닥에 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에 대하여 선거중립의무 여부를 판단할 것인가.

    이런 헌법소원을 통하여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자체가 아닌 자신의 구체적 발언에 대한 선거중립의무위반 여부를 정치 쟁점화시킴으로써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를 무력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녕 이번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고 싶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이와 같은 헌법소원을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라.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업적과 정책에 대하여 홍보하고 옹호할망정 다른 당 후보나 후보의 정책에 대하여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는 명백히 선거중립의무위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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