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의 바른 정책

    기고 / 시민일보 / 2007-07-05 20: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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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성(서울시의회 부의장)
    {ILINK:1} 얼마 전에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개원식에 참석하여 시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노인질환 대책이 시급한 때에 중풍·치매 요양시설이 새로 문을 열게 된 것은 복지정책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서울시 치매환자는 노인 인구대비의 8.2%인 62,500명으로 추정되며 서민층이 이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지난 해 12월 서울대학교병원 내에 서울시가 투자하여 광역치매센터를 개소하므로서 치매에 대해 일관성을 갖고 전문적인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오늘날 동서양을 막론하고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종합대책을 추진하게 된 것을 환영하고 높은 평가를 하게 된다.

    금번 270억원이라는 많은 예산을 투자한 300여 병상의 노인전문요양시설에 대한 기대 또한 크지만 치매·중풍 환자인 실수요자들이 이용하는데 있어 몇 가지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 인지되어 이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요양시설은 환자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안정과 휴식이라는 조건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 안정된 휴식 공간, 환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설의 배치를 어르신환자와 가족들은 원하고 있다.

    여기서 가족 같은 분위기란 가족 같은 사랑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시설장 이하 전직원에게 친부모처럼 사랑을 담아서 어르신 모시기를 당부하고 싶다.

    요양시설의 환자를 돌보기에 적정한 인원은 80명을 넘어서면 인간적인 배려가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그러므로 환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대형 시설을 건립하는 일이 계속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둘째, 환자들이 24시간 사용하는 침대의 높이와 재질이 일반 환자용도로 만들어져서 상당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 층과 층사이 복도와 복도 사이의 바닥재가 너무 미끄러워서 건강한 이들도 걸음걸이에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지기가 십상이다.

    셋째, 환자들의 동선이 단순하여 그들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시설 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대규모시설에서는 일반인들도 출구 찾기가 어렵게 되어있다. 잠시라도 어르신들이 방향감각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므로 시정을 요한다.

    넷째, 유니트 당 9명씩이나 수용하는 것은 환자들에게는 평안과 휴식을 저해하는 처사이다.

    작은 공간에서 9명이 같이 생활하는 것은 환자들에게는 심리적 안정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족들이 방문하게 될 경우에 불편한 사항이 노출되고 있다.

    일반병실이 보통 6명인데 하물며 9명의 어르신 병실은 과도함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유니트 당 4~5명씩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위의 몇 가지 사례는 어르신 환자들과 환자가족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또한 환자 개개인의 위험성이 증대되는 문제를 낳을 공산도 크다. 그러므로 이러한 노인요양시설에서 제기된 문제를 검토, 보완해 줄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이러한 전문 요양원을 신축할 때에는 파트마다 환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는 전문 업체가 설계 시공토록 해야 하며, 시 집행부에서는 환자 입장이 되어 건립에서부터 운영에 이르는 과정의 세세한 면들을 충실히 관리 감독해 주기 바란다.

    시설규모에 있어서도 대형화를 지양하고 1개구에 1개소 40명 내외의 소규모의 요양시설을 확충하는 시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서울시 130여개의 통폐합되는 동사무소를 어르신들의 전문요양센터로 리모델링 하는 것도 시의적절한 복지시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이 어르신 환자분들에게 가족 사랑을 베푸는 예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노인요양시설 설치운영상의 문제들을 짚어 보았다.

    이러한 노인보호시설들이 건립취지에 충실하고 현대사회에 부합하는 소위 복지사회의 요람으로서 제 역할과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시 집행부는 여러 문제들을 검토하여 시책에 반영하기 바란다. 그래서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선진복지시설로 시민 곁에 다가서기를 진지하게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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