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데이즈> 박희순 - 톱스타 김윤진 압도 연기
<극락도 살인사건> 성지루 - 존재감 넘치는 ‘거슬림’
<사랑> 김민준 - 그 악랄한 양아치가 설마?
‘무한도전’의 엄청난 기세로 올해 덩달아 유행한 말이 ‘2인자’다. 국민MC 유재석을 제외하고는 ‘1인자’라 부르기 좀 곤란한 박명수 하하 정준하 노홍철 정형돈이 높은 인기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한도전’을 발판으로 여러 방송사에서 각자 단독MC를 꿰차는 등 이제는 ‘당당한’ 1인자 자리에 올랐다.
올해 스크린도 눈여겨보면 제2인자들이 빛났다. 낭중지추라고, 주머니 속의 송곳은 결국에는 삐져나오는 법. 그만큼 재주있는 자, 결코 파묻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들은 자기 이름과 영역에 안주해 게으름만 피우던 1인자를 보기좋게 누르며, 영화 보는 재미의 8할 이상을 전해준 경우도 많았다.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 중 기억되는 배우는 유괴 미스터리 스릴러 ‘세븐데이즈’(감독 원신연)의 박희순. 물론 김윤진, 김미숙과 당당한 주연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웠지만 아무래도 ‘세븐데이즈’는 ‘1인자’ 김윤진을 위한 영화였다. 영화 홍보도 그랬고, ‘로스트’ 김윤진의 국내 스크린 주연작으로 대중은 ‘세븐데이즈’를 기억했지, 결코 박희순의 ‘세븐데이즈’는 아니었다.
하지만 11월14일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스크린을 압도한 건 박희순이었다. 능글능글하게 대사 쳐대는 솜씨나, 세계적인 톱스타 김윤진에 맞서 결코 밀리지 않았던 연기배틀에 관객은 빨려들어갔다. 연극무대 출신으로 ‘귀여워’ ‘가족’에 이어 ‘남극일기’로 존재감을 알리더니 ‘러브토크’ ‘바보’ 등으로 준비된 2인자였던 박희순. 오는 27일엔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과 또한번 호흡을 맞춘 ‘헨젤과 그레텔’로 관객을 만난다.
4월12일 개봉작 ‘극락도 살인사건’(감독 김한민)의 성지루도 빼놓을 수 없다. 성지루가 누구인가. ‘신라의 달밤‘에서 한때 차승원과 맞장을 뜨던 깡패로, 깡패를 꿈꾸던 ‘후배’ 이종수 머리를 후려치던 그 ‘전설의 형님’ 아닌가. 이후 ‘가문의 영광’ ‘선생 김봉두’ ‘간큰 가족’ ‘손님은 왕이다’로 특급조연에서 단독주연으로 떠올랐지만, 성지루는 여전히 ‘감초조연’ 아우라가 강했던 배우였다. 하지만 ‘극락도 살인사건’에서 그의 존재감은 박해일을 압도했다. 일본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탐정만 없었을 뿐이지 섬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이야기에 다름아닌 이 영화에서 성지루는 관객이 가장 먼저 의심한 용의자 ‘1호’였다.
뭔가 모자라는 학교 소사로 나온 성지루는 좋은 의미로 관객 눈을 계속 ‘거슬렸다’. 특히나 영화 막판 성지루와 박해일 박솔미의 삼각 싸움신은 압권이다.
곽경택 감독의 ‘사랑’에서는 역시 김민준이다. 하도 분장이 세서(?) 처음엔 김민준인 줄 몰랐을 정도. 전도연의 ‘프라하의 연인’에서 그 매너 좋던 외교관, 이요원의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귀신 같은 수술솜씨를 자랑하던 그 의사 김민준이 그렇게 못알아볼 정도로 악랄 양아치가 되다니..
스크린을 압도한 건 그의 외모 뿐만이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저질스러운 욕과 사상(?)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내뱉을까 싶을 정도로 태연스러운 몸 연기. 또한 그의 목소리에선 “내가 니 시다발이가”라고 외쳤던 ‘친구’의 장동건이 오버랩됐다. 주연 주진모는 죽어서야 완성되는 절절한 사랑을 얻었지만, 김민준은 죽기도 전에 ‘김민준’이라는 배우의 존재를 세상에 각인시켰다.
이밖에 ‘화려한 휴가’에서 또한번 ‘목포는 항구다’에서 선사한 걸출한 애드리브로 관객을 웃긴 ‘명품조연’ 박철민, 허영만 원작의 ‘식객’에서 진짜 2인자 ‘봉주’로 나온 코믹연기의 대가 임원희도 올해 스크린의 1인자를 ‘즐겁게’ 위협한 만만찮은 2인자들이다.
<극락도 살인사건> 성지루 - 존재감 넘치는 ‘거슬림’
<사랑> 김민준 - 그 악랄한 양아치가 설마?
‘무한도전’의 엄청난 기세로 올해 덩달아 유행한 말이 ‘2인자’다. 국민MC 유재석을 제외하고는 ‘1인자’라 부르기 좀 곤란한 박명수 하하 정준하 노홍철 정형돈이 높은 인기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한도전’을 발판으로 여러 방송사에서 각자 단독MC를 꿰차는 등 이제는 ‘당당한’ 1인자 자리에 올랐다.
올해 스크린도 눈여겨보면 제2인자들이 빛났다. 낭중지추라고, 주머니 속의 송곳은 결국에는 삐져나오는 법. 그만큼 재주있는 자, 결코 파묻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들은 자기 이름과 영역에 안주해 게으름만 피우던 1인자를 보기좋게 누르며, 영화 보는 재미의 8할 이상을 전해준 경우도 많았다.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 중 기억되는 배우는 유괴 미스터리 스릴러 ‘세븐데이즈’(감독 원신연)의 박희순. 물론 김윤진, 김미숙과 당당한 주연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웠지만 아무래도 ‘세븐데이즈’는 ‘1인자’ 김윤진을 위한 영화였다. 영화 홍보도 그랬고, ‘로스트’ 김윤진의 국내 스크린 주연작으로 대중은 ‘세븐데이즈’를 기억했지, 결코 박희순의 ‘세븐데이즈’는 아니었다.
하지만 11월14일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스크린을 압도한 건 박희순이었다. 능글능글하게 대사 쳐대는 솜씨나, 세계적인 톱스타 김윤진에 맞서 결코 밀리지 않았던 연기배틀에 관객은 빨려들어갔다. 연극무대 출신으로 ‘귀여워’ ‘가족’에 이어 ‘남극일기’로 존재감을 알리더니 ‘러브토크’ ‘바보’ 등으로 준비된 2인자였던 박희순. 오는 27일엔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과 또한번 호흡을 맞춘 ‘헨젤과 그레텔’로 관객을 만난다.
4월12일 개봉작 ‘극락도 살인사건’(감독 김한민)의 성지루도 빼놓을 수 없다. 성지루가 누구인가. ‘신라의 달밤‘에서 한때 차승원과 맞장을 뜨던 깡패로, 깡패를 꿈꾸던 ‘후배’ 이종수 머리를 후려치던 그 ‘전설의 형님’ 아닌가. 이후 ‘가문의 영광’ ‘선생 김봉두’ ‘간큰 가족’ ‘손님은 왕이다’로 특급조연에서 단독주연으로 떠올랐지만, 성지루는 여전히 ‘감초조연’ 아우라가 강했던 배우였다. 하지만 ‘극락도 살인사건’에서 그의 존재감은 박해일을 압도했다. 일본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탐정만 없었을 뿐이지 섬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이야기에 다름아닌 이 영화에서 성지루는 관객이 가장 먼저 의심한 용의자 ‘1호’였다.
뭔가 모자라는 학교 소사로 나온 성지루는 좋은 의미로 관객 눈을 계속 ‘거슬렸다’. 특히나 영화 막판 성지루와 박해일 박솔미의 삼각 싸움신은 압권이다.
곽경택 감독의 ‘사랑’에서는 역시 김민준이다. 하도 분장이 세서(?) 처음엔 김민준인 줄 몰랐을 정도. 전도연의 ‘프라하의 연인’에서 그 매너 좋던 외교관, 이요원의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귀신 같은 수술솜씨를 자랑하던 그 의사 김민준이 그렇게 못알아볼 정도로 악랄 양아치가 되다니..
스크린을 압도한 건 그의 외모 뿐만이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저질스러운 욕과 사상(?)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내뱉을까 싶을 정도로 태연스러운 몸 연기. 또한 그의 목소리에선 “내가 니 시다발이가”라고 외쳤던 ‘친구’의 장동건이 오버랩됐다. 주연 주진모는 죽어서야 완성되는 절절한 사랑을 얻었지만, 김민준은 죽기도 전에 ‘김민준’이라는 배우의 존재를 세상에 각인시켰다.
이밖에 ‘화려한 휴가’에서 또한번 ‘목포는 항구다’에서 선사한 걸출한 애드리브로 관객을 웃긴 ‘명품조연’ 박철민, 허영만 원작의 ‘식객’에서 진짜 2인자 ‘봉주’로 나온 코믹연기의 대가 임원희도 올해 스크린의 1인자를 ‘즐겁게’ 위협한 만만찮은 2인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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