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지표 ‘빨간불’ 켜졌다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8-02-04 15: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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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지지도가 최근 들어 무려 10%P나 빠졌다.

    실제 이 당선자 측 자체 여론조사 결과 국민들의 이 당선자에 대한 지지도는 당선 이후 최고치에서 10%포인트가 빠져 60%대로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선 직후 국민들은 '노무현 아마추어 정권에 대한 실망'과 '이명박 프로페셔널 정권에 대한 기대'가 대비되면서 상종가를 쳤지만, 점차 그게 아니었다는 인식을 갖게 된 때문일 것이다.

    이러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지 관리를 잘못해서 크게 실패했던 것처럼, 이명박 당선자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당선자의 지지도가 이처럼 급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가?

    무엇보다도 먼저 이명박 정부의 향후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인수위의 피로 증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영어 몰입교육 등 설익은 정책으로 인해 국민들의 실망이 얼마나 컸겠는가.

    민심을 점검 않고 과속(過速)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그런데도 인수위는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사실상 활동 종료를 한 대통령직인수위가 '마지막 오기'를 부리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 인수위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지분형 아파트'를 강행하겠다고 나섰다.

    물론 명분은 좋다.

    구입자에게 아파트 분양가의 25%만 있으면, 나머지를 국민연금과 민간펀드로 조달해 집을 장만토록 하겠다니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현실성이 없다.

    최소한 아파트가격이 10년간 연평균 은행 이자율보다 높게 급등을 거듭해야만 실현가능한 정책이다. 인수위 발표직후 국민 다수와 언론으로부터 '대표적 탁상공론'이라고 융단폭격을 받은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인수위는 미련하게 이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뭔가 한 건 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필자는 이명박 당선자의 ‘서두름’을 가장 우려애 왔다.

    의욕은 좋지만, 실적을 내야한다는 조급함이 자칫 대형사고를 치게 하지나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 당선자는 서울시장 재임당시 대중교통 체계 개편이라는 획기적인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취임시기에 맞춰 실시하느라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 일이 있었다.
    청계천 복원 역시, 자신의 임기 중 마쳐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인공청계천’이라는 기이한 괴물을 탄생시키고 말았다.

    지금 인수위 의욕이 너무 앞서 자칫 실수를 저지를 까 봐 불안해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다.

    따라서 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자는 이런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먼저 프로페셔널 한 이명박 정부의 비전과 국정 철학을 국민들에게 공개해야만 한다.

    아울러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도덕성’ 문제로 많은 상처를 입었던 이명박 당선자는 도덕성 있는 집권세력을 꾸리려는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의 ‘코드인사’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폭 넓은 인재풀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의 비전과 국정 철학이 무엇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로드 또한 ‘도덕적인 집권세력’을 기대했는데, 새 정부의 각료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을 보면 실망이 크다.

    특히 ‘자기사람 심기’에 급급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것도 가장 우려했던 ‘노무현 식 코드인사’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구체적으로 강혜숙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인수위원 중 16.7%가 소망교회 출신이라며, 이명박 당선인의 특정 종교 편향성을 질타했다.

    이것이 노무현 정부의 코드인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동안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지지는 거품이다. 사실상 노무현 정부의 실정과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한 반감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를 향했던 화살이 언제 이명박 정부를 향해 겨누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날은 이명박 당선자는 물론, 그를 지지한 모든 국민들에게 가장 슬픈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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