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처박아 두었던 자전거를 꺼내어 전부터 벼르던 자전거 출근을 시도해보았다. 광장동 집에서 중곡동의 지역구 사무실까지는 작년에 가보았지만 그건 15분짜리 연습게임이었고 여의도 국회까지 20km가 넘는 장거리 자전거 타기는 난생 처음하는 경험이다. 이런 도전도 내가 국회의원선거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느긋해져 가능한 과외의 소득이다. 그리고 작년에 자전거를 살 때 가게에서 만났던 한 대학생이 내 것과 똑같은 자전거로 자양동에서 여의도까지 1시간밖에 안걸리더라고 말했던 것도 나 같은 왕초보가 감히 엄두를 내어볼 수 있는 언덕이 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엄혹했다. 처음 올림픽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로를 가로질러 자전거길로 향하는 육교를 오를 때까지만 해도 자전거타고 한강변을 달리기 위해서는 이 정도 수고쯤이야 하면서 마음이 가벼웠다. 그러나 잠실대교를 통과하기 전 자양취수장 근처의 완만한 언덕길을 오르면서 벌써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청담대교 아래 공터의 매점에서 생수를 한 병 샀다. 목도 말랐지만 우선 엉덩이가 아파 계속갈 수가 없었다. 이게 초보자의 가장 전형적인 핸디캡이란다.
내 자전거는 대만제 ‘스트라이다’다. 바퀴가 아주 작은 미니벨로 종류인데 내가 요놈을 장만한 것은 오로지 편리함 때문이다. 우선 무게가 가볍고(10kg) 작아서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큰 불편이 없다. 사무실이나 전철에도 들고 드나들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자전거는 체인식이 아니라 벨트식이라서 손이나 옷에 기름이 묻질 않으니 신사복을 입고도 탈 수 있는, 그야말로 생활용 자전거이다. 나는 지난 10년 동안 자전거나 스쿠터를 여러 차례 도난당해본 아픈 추억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둑놈들이 절대 훔쳐갈 수 없도록 아예 지니고 다니면서 그들의 견물생심을 원천봉쇄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강변의 자전거 도로에서는 비참했다. 헬멧부터 알록달록 잘 차려입고 떼로 다니는 사이클 동호인들에게 추월당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일반자전거를 탄 할아버지나 아주머니들한테까지 추월당할 때는 어,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집만 넓으면 당장 로드사이클을 하나 장만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이 좁은 아파트에 어디 자전거를 두 대씩이나 들여놓을 데가 있냐고 혼부터 낼 마누라 얼굴도 떠오르고 가지가지 복장채비를 할 생각까지 하니 암담했다. 무엇보다 쫄쫄이 반바지는 내 체질이 전혀 아니라는 심각한 자각도 일어났다.
한남대교 아래까지 와서 두 번째 휴식을 취했는데 벌써 예정했던 1시간이 지나 있었다. 지금까지는 연습이고 이제부터 진짜 달려보자, 심호흡을 하고 국회사무실에 전화부터 했다. 30분 이내에 도착할 거라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국회 도착은 한 시간이 더 지나서였다. 사무실 직원들은 애초에 그럴 거라고 예상했다지만 총 두 시간이 넘게 걸린 것이다.
여의도로 건너가기 위해 마포대교를 건널까 하다가 내쳐 서강대교까지 갔더니 바로 올라가는 연결로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신촌 쪽으로 내려가니 다리 진입로 못 미쳐 올라가는 육교가 보인다. 강변에 군데군데 진입로를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어 내심 흐뭇했는데 정작 서강대교 아래 강변에서는 여의도로 건너가는 길이 이렇게 불편한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선거의 쟁점 중 하나가 시민들에게 한강 접근권을 확대시켜주자는 것이었고 나는 강금실 후보의 선거본부장이었다. 내가 시장이 된다면 모든 다리에 강변과 연결되는 사람과 자전거 통로를 만들어야겠다.
오늘의 자전거 출근은 비록 연습 삼아 해본 것이지만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해준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올림픽대교를 건너 강남 쪽 강변길을 달려봐야겠다. 1시간 30분 이내에만 도착한다면 계속 시도해볼 만한 출근코스가 될 텐데 그러자면 다리 힘부터 더 길러야겠다.
하지만 현실은 엄혹했다. 처음 올림픽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로를 가로질러 자전거길로 향하는 육교를 오를 때까지만 해도 자전거타고 한강변을 달리기 위해서는 이 정도 수고쯤이야 하면서 마음이 가벼웠다. 그러나 잠실대교를 통과하기 전 자양취수장 근처의 완만한 언덕길을 오르면서 벌써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청담대교 아래 공터의 매점에서 생수를 한 병 샀다. 목도 말랐지만 우선 엉덩이가 아파 계속갈 수가 없었다. 이게 초보자의 가장 전형적인 핸디캡이란다.
내 자전거는 대만제 ‘스트라이다’다. 바퀴가 아주 작은 미니벨로 종류인데 내가 요놈을 장만한 것은 오로지 편리함 때문이다. 우선 무게가 가볍고(10kg) 작아서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큰 불편이 없다. 사무실이나 전철에도 들고 드나들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자전거는 체인식이 아니라 벨트식이라서 손이나 옷에 기름이 묻질 않으니 신사복을 입고도 탈 수 있는, 그야말로 생활용 자전거이다. 나는 지난 10년 동안 자전거나 스쿠터를 여러 차례 도난당해본 아픈 추억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둑놈들이 절대 훔쳐갈 수 없도록 아예 지니고 다니면서 그들의 견물생심을 원천봉쇄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강변의 자전거 도로에서는 비참했다. 헬멧부터 알록달록 잘 차려입고 떼로 다니는 사이클 동호인들에게 추월당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일반자전거를 탄 할아버지나 아주머니들한테까지 추월당할 때는 어,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집만 넓으면 당장 로드사이클을 하나 장만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이 좁은 아파트에 어디 자전거를 두 대씩이나 들여놓을 데가 있냐고 혼부터 낼 마누라 얼굴도 떠오르고 가지가지 복장채비를 할 생각까지 하니 암담했다. 무엇보다 쫄쫄이 반바지는 내 체질이 전혀 아니라는 심각한 자각도 일어났다.
한남대교 아래까지 와서 두 번째 휴식을 취했는데 벌써 예정했던 1시간이 지나 있었다. 지금까지는 연습이고 이제부터 진짜 달려보자, 심호흡을 하고 국회사무실에 전화부터 했다. 30분 이내에 도착할 거라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국회 도착은 한 시간이 더 지나서였다. 사무실 직원들은 애초에 그럴 거라고 예상했다지만 총 두 시간이 넘게 걸린 것이다.
여의도로 건너가기 위해 마포대교를 건널까 하다가 내쳐 서강대교까지 갔더니 바로 올라가는 연결로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신촌 쪽으로 내려가니 다리 진입로 못 미쳐 올라가는 육교가 보인다. 강변에 군데군데 진입로를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어 내심 흐뭇했는데 정작 서강대교 아래 강변에서는 여의도로 건너가는 길이 이렇게 불편한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선거의 쟁점 중 하나가 시민들에게 한강 접근권을 확대시켜주자는 것이었고 나는 강금실 후보의 선거본부장이었다. 내가 시장이 된다면 모든 다리에 강변과 연결되는 사람과 자전거 통로를 만들어야겠다.
오늘의 자전거 출근은 비록 연습 삼아 해본 것이지만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해준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올림픽대교를 건너 강남 쪽 강변길을 달려봐야겠다. 1시간 30분 이내에만 도착한다면 계속 시도해볼 만한 출근코스가 될 텐데 그러자면 다리 힘부터 더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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