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복당’이냐, ‘창당’이냐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8-06-03 16: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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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 같다.

    ‘복당’을 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이참에 ‘신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분명하게 정해진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하는 점일 것이다.

    실제 필자가 알고 있는 그는 ‘국민을 위해서’라는 전제만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복당’이든 ‘창당’이든 두려움 없이 나아갈 정치인이다.

    그러면 박 전 대표는 ‘복당’과 ‘창당’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까?

    그 답은 이미 명쾌하게 나와 있다.

    ‘당정분리’ 원칙이 확실하게 지켜진다는 보장만 있다면 ‘복당’을 선택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창당’의 수순을 밟을 것이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은 10%대로 사상 최악인 상황이다.

    어쩌면 앞으로 5년 내내 이런 밑바닥 지지율로 인해 여당인 한나라당이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금, 박 전 대표는 ‘탈당’을 선택하는 게 이득이다.

    물론 박 전 대표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일 그가 자신의 이익만 쫓는 정치인이었다면 벌써 홀가분하게 ‘탈당’을 선언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그런 선택이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지금 정국이 매우 어수선하다.

    한마디로 난리도 이런 나리가 없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국내에서 한 달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민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 참가자는 정체 상태이기는 하지만 현재 13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진행된 단일 서명운동으로서는 최고 기록이다.

    물론 현재 겉으로 드러난 최대 이슈는 ‘쇠고기 수입’ 문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MB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 상실이다.

    어떻게든 MB는 이 위기를 넘기려 들 것이고, 그러면 그 다음에는 ‘대운하 문제’로 국민들을 괴롭게 만들 게 빤하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실제 정부는 국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운하 유보’를 발표했을 뿐, 결코 ‘포기’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설사 대운하 문제까지 그럭저럭 잘 넘긴다고 해도 문제는 또 있다.

    공공부문의 민영화 문제로 국민들은 상당한 고통을 맛봐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가 전면에 나서줘야만 한다.

    필자는 그 대상으로 박 전 대표를 꼽고 있다.

    박 전대표가 나서서 MB의 이같은 ‘무한독주’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앞으로 5년 이내에 우파정당이 망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면 ‘복당’과 ‘신당’ 가운데, 어느 것이 MB 독선제동에 효율적인가?

    이를 논하기에 앞서 어느 정당이 MB 독선을 막는 데 가장 좋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합민주당이나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민주노동일까?

    아니면 자유선진당인가?

    아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다.

    즉 한나라당이 MB 실정에 대해 단호하게 꾸짖을 수 있다면, 그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의 한나라당은 ‘MB 나팔수’ 노릇만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한나라당 지지율도 덩달아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철저한 ‘당정분리’가 이뤄지고, 그 당을 박근혜 의원과 그를 따르는 당원 및 대의원들이 접수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MB 나팔수’가 ‘MB 회초리’가 되어 그의 독주를 꾸짖는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리고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박 전 대표가 줄기차게 당 지도부에 일괄복당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그가 당 대표가 되겠다는 생각 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다.

    다만 ‘당정분리’가 이뤄지고, 그로 인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일괄복당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요구가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박 전 대표는 당 밖에서 MB의 실정을 꾸짖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박 전 대표가 당 중진 인사들을 만나는 것은 단순히 ‘복당’문제를 논의하기 위함이 아니다.

    ‘복당’이후 ‘당정분리’원칙을 보장받기 위해 ‘복당녀’라는 비아냥거림을 인내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당정분리’ 원칙이 없으면 복당도 없다.

    그 것은 곧 ‘근혜신당’의 탄생을 예고하는 전주곡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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