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과거가 아닌 미래로!

    기고 / 시민일보 / 2008-06-26 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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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규 (시사평론가 )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적다. 광우병 정국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이다보니 관심이 떨어진다. 야당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민주당의 최근 행보가 국민적 관심을 끌만한 적극성이 없었기 때문에도 그렇다. 정국을 주도할 이슈 생산 없이 당내 전당대회를 위한 지분싸움에만 골몰하다보니 국민의 관심과 동떨어진 채 존재하고 있다.


    룰에 있어서의 흥미꺼리도 적다.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다보니, 흥행성이 떨어진다. 대표는 국민적 지지도와 무관하게 당내 힘 관계에 따라 이미 결정된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관심이 떨어진다. 최고위원은 아무리 해도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해 흥행이라는 차원에서는 대표, 최고위원 분리선거가 감점요인이다.


    또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 조차 도입하는 여론조사도 안한다.


    룰이 이렇게 재미 없게, 국민 참여는 배제한 채 결정된 것도 국민은 뒷전이고 당내 지분싸움에만 골몰한 결과물이다.


    국민 보다는 당내 지분 싸움에 더욱 골몰하는 현재 상황을 반영하여, 전당대회의 주요 논쟁점은 과거 청산과 당내 화합 등에 집중되고 있다.


    과거 청산이 제일 중요한 문제인가?


    전당대회에서 나타나는 과거 논쟁은 참여정부 책임론으로 나타난다. 참여정부 인사는 지도부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과거 청산이 아니다. 이미 민주당은 과거 청산을 국민으로부터 당했다. 대선
    과 총선의 연이은 참패가 그것이다. 더 이상 평가 받기 힘들 만큼 철저하게 부인 당했다.


    아직도 과거 청산이 필요한가? 그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인가?


    지금 필요한 것은 청산이 아니라 건설이다. 폐허에서 아직도 청산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건설을 어떻게 누가 할 것인가의 논쟁이 되어야 한다. 과거 책임론은 이미 버림 받은 집단 내에서의 끝도 없는 살풀이는 될지언정, 국민의 관심을 끄는 주제가 될 수 없다. 전당대회는 내부 살풀이용이 아니라, 국민을 향한 몸짓이어야 한다.


    당내 화합이 국민과의 화합 보다 중요한가?


    과거 청산 만큼 중요하게 부각되는 논쟁은 당내 화합이다. 열린우리계와 민주계의 화합은 물론 중요하다. 아직은 양 집단간의 결합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 화합은, 외친다고, 지분을 보장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양 집단은 지난 5년간 서로에 대해 감정이 남아있다. 하지만 분열이 지속되면 다 망한다는 위기감 속에 감정의 앙금에도 불구하고 통합했다.


    바로 이것이다. 당내 화합책은 위기감에 대한 서로의 공감대 확산에 달려있다. 대안정당의 건설, 정권교체 등 서로의 목표에 대한 공유만이 화합을 이루는 첩경이다.


    화합, 화합하면서 지분 나누기에 의한 당내 화합만을 도모하면 당내 화합도 어렵고, 국민과의 화합은 더욱 어려워진다.


    국민과 화합하는 방법은 민주당의 노선을 확정하고, 이를 일관되게 집행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노선이 무엇인지도 분명하지 않고, 개개의 정책에 있어서는 더욱 입장이 분명치 않은 현재의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노선정립 투쟁을 치열하게 전개해야 한다. 이럴 때 국민과 화합이 이뤄지는 것이고, 국민의 사랑을 받다보면 당내 화합은 쉽게 달성된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과거 논쟁, 당내 화합을 위한 마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미래를 향한 마당이 되어야 한다.


    노선 경쟁이 분명해져야 한다


    민주당의 지도부가 되려는 후보들은 당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 차이를 중심
    으로 논쟁을 전개해야 한다.


    그간 당이 너무 좌측에 있다고 우향우 하자는 세력과 인사가 많았다. 이런 사람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떤 점이
    좌측에 있어서 문제였는지 어느 지점을 우향우 해야하는지 입장을 밝히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반대자들은 왜 우향우가 위험한지를 주장해야 한다.


    그래서 민주당이 나아갈 길이 개혁노선인지, 중도개혁노선인지, 아니면 중도인지, 더 나아가 중도보수, 심지어는 보수노선인지를 확정해야 한다.


    물론 현대의 거대 정당은 이념이 단일하지 않기 때문에 위의 다양한 입장이 다 지도부에 들어올 수 있다. 왜냐하면 각 이념의 지지자들이 당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도 노선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의 일관성이 생긴다. 이런 점에서 노선 논쟁을 통한 당원으로부터의 검증 작업이 이번 전대에서 이뤄져야할 제일 중요한 과제이다.


    전국 지향성이 강해져야 한다


    대선과 총선 참패 이후 민주당은 호남 위주로 축소되었다. 수도권 등지의 개혁 성향 스타 정치인은 줄어들고, 호남의 보수 정치인 비중이 커졌다.


    이런 상태에서 탈피해 전국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탈바꿈하는 출발점으로 전당대회가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호남 만이 아니고, 충청, 영남 특히 수도권의 탈지역주의화된 선진 유권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충청, 영남, 수도권 유권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지도자군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앞에 나서야 한다.


    젊어져야 한다


    흘러간 옛가수가 다시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다. 은퇴해야할 시점에 있는 선수에게만 의존하고 세대교체에 실
    패할 때 한국 축구가 얼마나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던가?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아직도 나이순, 경력순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면 그 정당은 젊은 개혁성향의 유권자와 코드가 맞지 않게 된다.


    지금 민주당은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해야할 때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물러서야 할 시점임에도 아직
    도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젊은층과 호흡하는 개혁정당의 숨결은 느껴지지 않고 자꾸 기성정당의 냄새만 피우게 된다.


    이미 실패한 지도자, 전성기가 지나버린 정치인이 주도하여 또다시 실패하는 도전을 시작하는 것보다, 새로운 지도자를 발굴하는 것이 도전의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선거 참패 후 영국 노동당에서 젊은 토니 블레어가 등장하고, 미국 민주당에서 워싱턴 정가의 외곽에 존재하던 빌 클린턴이 나타났듯이 민주당도 보다 새로워지고, 젊어지려는 노력을 해야할 때이다.


    과거와 당내 화합에 매몰되면 민주당의 미래는 밝아지지 않는다.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미래로, 당 밖으로 시선을 돌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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