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권, 반기문 vs 박근혜냐 김문수냐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8-09-03 17: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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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뜬다.

    각 언론사의 ‘섭외 0순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의 진행을 맡은 김현정 앵커는 김 지사에게 “모든 언론에서 섭외 0순위가 되셨어요. 응원의 소리도 많고, 눈총도 많고, 그렇죠.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김지사는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했을 정도다.

    그러면 김 지사가 이처럼 각 언론사에서 앞 다퉈 섭외할 만큼 각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명박 정부를 향해 “정부의 수도권 규제가 공산당보다 더 하다”거나 “배은망덕”이라고 발언을 하는 등 시원시원하게 내질러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날도 김 지사는 “수도권이라는 데가 인구만 해도 절반이 있고, 경제의 대부분이 여기 있는데, 경제를 살리자면서, 수도권을 이렇게 묶어놓고 경제를 어디에서 살릴 건지, 이것에 대한 답을 해야죠”라며 따지듯이 물었다.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규제가 잘못됐다는 따끔한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정치권에서 지금 행정구역개편론이 급부상 하고 있는 것에 대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마디로 “행정구역 개편은 탁상공론이고 안 되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톡톡 튀는 그의 발언을 듣고 있자면, 자연히 귀를 기울이게 된다.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향해 이처럼 야무지게 비판해 주니 얼마나 시원한가?

    보수논객 조갑제씨가 이날 김문수 지사에게 일종의 추파 형식의 글을 쓴 것도, 그를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 조 씨는 이날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정몽준 등과 함께 차기 한나라당내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김 지사를 “가장 자유주의적(우파적,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민중당 출신의 김 지사의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한나라당 당원과 대의원들에게 일종의 보증수표를 발행해 준 셈이다.

    그러면 김문수 지사는 대권주자로서 경쟁력이 있는 것일까?

    일단,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뉴라이트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더구나 차기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전에 뉴라이트 세력이 대거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한 마당이다.

    이들 뉴라이트 세력은 당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당내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는 정몽준 최고위원보다 분명히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비교하면 어떨까?

    어림도 없다.

    일단 당권 경쟁에서 친 김문수 세력이 친박을 압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장 현실적으로 나타난 상황만으로 그렇다.

    실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는 “저를 '친박'으로 분류해주면 고맙죠”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생겨날 정도다.

    ""대선후보 경선 때 박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운동하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표를 높이 평가해왔다""며 ""굳이 분류하자면, 나도 친박""이라는 사람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한마디로 '박근혜계'가 상한가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앞으로 있을 각종 재.보궐선거는 물론, 지방선거와 총선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파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박 전 대표는 이미 스탠스를 중도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마당이다.

    중도 성향의 홍사덕-진영 의원 등을 중용하고 있는 게 그 반증이다.

    이들은 뉴라이트 세력을 흡수하는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차기 대권후보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실제 민주당은 차기 정권창출을 위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공들여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추대 형식으로 민주당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물론 한나라당에서도 욕심을 부리겠지만, 이미 당내에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상태여서 그가 경선을 치러야 하는 한나라당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반기문총장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낡은 이념대립은 사라지고 만다.

    그때는 각 정당이 ‘글로벌 지도자’를 모토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상대는 당연히 박근혜 전 대표라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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