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최고 실세는 ‘박근혜’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8-09-11 17: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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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최근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이명박 정권의 최고 실세를 묻는 질문에 박근혜 의원이 20.5%를 얻어 2위인 정몽준 의원 5.8%를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중적 인기와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다.

    다만 박 전대표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 ‘조용한 관망 모드’로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어 친박-친이간 갈등이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욱 추락할 것이고, 이로 인해 ‘미래권력’인 박 전 대표 쪽으로의 세 쏠림이 가속화될 것은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8월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한나라당 이미지 조사는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여전히 ‘수구부패정당’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낡고 부패한 이미지는 이명박 정부의 강경보수 드라이브와 맞물려 이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중도층의 이탈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次期)정권 재창출을 생각해야 하는 한나라당으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사실 이명박 정권은 지금 최악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은 ‘9월 금융위기설’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면서 일순간이나마 국정운영의 부담을 덜게 됐지만 막대한 가계부채와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 일부 그룹의 유동성 위기설, 고환율·고물가로 인한 내수침체와 서민부담 가중, 이명박 정부의 경제 리더십에 대한 불신 고조 등 경제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청와대가 추석민심잡기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대통령과의 대화’마저 기대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강부자’ ‘고소영’ 인사에 대한 실망감, 일관성 없는 정책, 첨예화하는 사회갈등, 경기침체 등으로 악화된 민심을 추석을 계기로 되돌리고 정국을 반전시키겠다는 청와대 목표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불교계가 종교편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추석 이후 대구를 시작으로 대규모 항의집회를 이어갈 계획이어서 정부와의 갈등이 불가피 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게다가 일부 한나라당 지도부와 의원들까지 동조했던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를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의 반발에 밀려 ‘수용 불가’로 못 박음에 따라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정 지지도가 20% 안팎에 머물면서 이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가 ‘MB노믹스’ 관련입법 추진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야당을 겨냥한 먼지털이식 표적수사’라는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사정태풍 등 강공 드라이브를 지속할 가능성마저 배제 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것이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차기 정권 재창출을 어렵게 만들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실제 이명박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가 국회의석 과반수를 훌쩍 넘는 172석의 거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을 무력감에 빠뜨리고, 청와대의 독주를 지켜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한나라당 상황은 무기력한 역대 여당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마당 아닌가.

    박희태 대표를 비롯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교계 반발을 수습하기 위해 주장한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는 청와대에 의해 일거에 무시되었고, 박 대표가 지난 7월 주장한 박근혜 대북특사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정부가 며칠 전 내놓은 ‘생활공감정책’ 역시 한나라당이 배제되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수립 발표되고 말았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은 당을 무시하고 청와대가 독주하겠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분명하게 전달한 셈이다.

    차기 정권 재창출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조차 두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정말 이러다 ‘새 판짜기’에 들어간 민주당에 역전 당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현재의 한나라당에서 믿는 게 있다면 오직 ‘박근혜’라는 자산뿐이다.

    국민들도 이명박 정권 최고 실세는 ‘박근혜’라고 꼽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도 그를 ‘이명박’이라는 틀 안에만 가둬 두려 하고 있으니, 어찌 걱정스럽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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