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북 적대정책, 이대로 좋은가?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8-11-12 16: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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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한동안 침묵 모드를 유지하던 홍사덕 의원이 12일 작심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 일성(一聲)이 바로 한나라당의 대북(對北)정책 기조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대북관계가 또다시 긴장상태에 빠지는 것은 정말 피해야 한다""며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대북기조를 바꿀 때""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에 대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모두가 숨죽이며, 대통령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에서 홍 의원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지금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변화에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 '고위급대화' 개최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6자회담과 동시에 추진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비슷한 전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지난 11일 언론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인은 남북문제에 관한 한 한국의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도 채택한 적이 없었던 ‘핵무기 없는 세상(nuclear weapons free world)’을 안보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북한, 이란은 물론 러시아, 중국 등을 상대로 하는 미국 핵정책이 '혁명적으로 변화 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어쩌면 이 과정에서 한국이 철저하게 소외당할지도 모른다.

    이 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면, 남북이 공동대응 하는 게 최선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지나치게 적대적이다.

    오죽하면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대표단 김영철 단장이 우리 정부에 “12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 차단한다”는 통지문을 발송했겠는가.

    즉 이명박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계속 고수한다면 육로통행에 대한 전면차단도 불사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이로 인해 아예 남북관계가 단절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금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마저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개성공단사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6.3선언이 의미 없는 선언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특히 북한 인민들이 굶주림에 지쳐 죽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을 착취하는 공산당 간부들이 미운 것이지, 그들이야 우리가 끌어 안아주어야 할 우리의 동포 아닌가.

    그들을 위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라도 당장 쌀과 비료를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거기에 무슨 조건이 필요하고, 무슨 상호주의 원칙이라는 게 필요하단 말인가.

    물론 한.미를 포함한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것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6자회담의 틀이 이달 안에 가동될지도 불투명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이 정권 교체기에 있다는 점 등에서 한미공조의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박진 의원도 1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적극적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부시 행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대북특사나 최고위급 회담, 연락사무소 및 대표부 설치 등을 통한 적극적인 북미관계 개선 노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미관계가 개선될 것은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만 북한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한다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미국보다 우리가 먼저 대북관계를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만 대북정책과 관련, 우리의 기득권을 주장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명박 정부는 지금 당장 대북 적대정책을 버리고 포용정책으로 전환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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