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법은 ‘삽질’이 아니다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9-01-11 1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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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경제위기의 해법은 ‘삽질’일까? 아니면 ‘정치’일까?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불황의 여파가 서민들의 숨통을 ‘바짝’ 조여 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 난관을 돌파하기위한 해법으로 ‘삽질’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삽질’만 하면 모든 경제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상 한반도 대운하사업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도 따지고 보면 삽질이고, ‘제2의 롯데월드’ 추진도 삽질이다.

    하지만 이런 삽질이 우리 서민들의 경제에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극히 미미하다. 우리나라 토목공사 현장을 가보면 알겠지만, 이미 현장 일꾼의 절반 정도는 동남아나 몽골.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결국 ‘삽질’로 인한 경기 부양책은 건설귀족이나 재벌들의 배만 불리는 정책에 불과하다.

    서민들의 경제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실제 정부가 지난 6일 이른바 '녹색 뉴딜' 구상을 발표, 오는 2012년까지 총 50조 원을 투입해 새 일자리 96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가운데 무려 92만개의 일자리가 ‘삽질’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명박 대통령의 ‘삽질’에 대한 집착은 가히 병적이라고 할만하다.
    어쩌면 청계천 복원이라는 ‘삽질’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허나 문제는 ‘삽질’ 반대자에 대한 정부의 폭압적 태도다.

    잘 알다시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첫 비상경제 대책위원회를 주재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대통령이 지하벙커에 들어가서 경제대책회의를 열어야 할 만큼 ‘지금은 비상시국’이라는 뜻을 내포하는 동시에 ‘미네르바 긴급 체포는 당연한 일’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려는 것 아니겠는가.

    즉 앞으로 경제 문제해결의 유일한 방안인 ‘삽질’을 반대하는 국민은 누구든 긴급체포할 테니,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는 무언의 압력인 셈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양심적인 언론인과 학자들은 ‘신공안정국’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른바 ‘MB 악법’에 대해 청와대가 한나라당에 ‘속도전’을 주문한 것도 공안정국으로 가기 위한 방편일 것이다.

    그러면 이런 ‘삽질’이 우리 경제를 살려내고, 서민들의 고통을 줄어들게 만들 수 있을까?

    어림도 없다.

    지금의 경제 위기를 푸는 열쇄는 ‘정치력’이다.

    즉 국민통합을 이루는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만이 경제위기를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을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와도 같다.

    오죽하면 김형오 국회의장이 지난 국회 파행 기간 동안 미디어 관련법을 다루는 데 있어서 범여권 내부의 소통 채널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겠는가.

    김 의장은 11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요구했던 미디어 관련 법과 관련, “지난 9일 처음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한나라당과 청와대, 한나라당 내부의 소통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은 고사하고, 범여권내부에서조차 제대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까라면 까라’는 식 아닌가.

    한 네티즌은 국민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꼬집었다.

    “이명박 당신이 말하는 국민이란 어떤 존재들인가? 당신이 가장 많이 한 말 중에 하나가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서 국민은 누굴 말하는 거냐. 당신네 재벌출신 친인척들을 말하는 건가? 아니면 고소영 내각을 말하는 건가?”

    그나저나 지난 18대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과정에서 ‘국민통합’ 후보를 버리고, ‘삽질’ 후보를 선택한 당원과 대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참 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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