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김무성 냉기류 도나

    정치 / 시민일보 / 2009-02-05 19: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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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친박 계파모임 결성 논의… 박근혜 “모르는 일” 일축
    친박내부 “나설 때 아니다” 계파모임 당분간 힘들듯
    朴측 “원론적 답변일뿐… 흠집 내려한 발언 아니다”


    한나라당내 친박 내부에서 박근혜-김무성 의원 간에 냉기류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등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청와대 회동에 참석했던 친박계 좌장격인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앞으로 할 말을 하겠다”며 공식적인 계파 모임을 출범시키겠다는 뜻을 시사했으나, 박근혜 전 대표는 4일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할을 하겠다는)그 얘기는 (김 의원이) 당의 중진으로서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고, 친박 계파모임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친박 의원들은 지난 2일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청와대 오찬회동 이후 박 전 대표의 생일 축하를 겸한 저녁 모임에서 친박모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의원이 먼저 “앞으로는 따로따로 모일 게 아니라 같이 모이자”고 계파 모임 결성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다수의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시했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2월 임시국회 이후 출범을 목표로 친박 모임 준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계파 모임 결성 시도는 사실상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친박 모 의원은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권 가도가 본격화되기까지는 3년 이상 시간이 남아 있는데, 굳이 친이 세력을 자극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그 자리에서 친박 의원들이 모두 김 의원의 제안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친박계 내부에서도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따라서 김무성 의원의 요청에도 불구, 계파모임 결성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오른팔인 김 의원의 발언을 정면 부인함에 따라 김 의원의 위상에 사실상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은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박 전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원론적인 수준에서 질문에 답한 것뿐이지 김무성 의원의 발언에 흠집 내기 위해 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회동 이후 친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은 지난 3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정권이 잘 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비판의 역할을 하지 않고, 조용하게 협조해 왔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친이계의)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시시비비를 가려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친이계 가운데서도 친이재오 인사인 공성진 최고위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같은 날 두 차례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MB 정부 성공에) 냉소적이고 방관자적인 자세로 바라보거나, 반대만 하면서 순간적인 인기에 연연해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잘못됐다”고 박 전 대표에게 대놓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마저 “주류, 비주류 활동 여부는 건전한 비판세력 여부가 아닌 당 내 계파활동에 불과하기 때문에 옳지 않다”며 “야당이 주류와 비주류가 있지, 집권여당이 주류, 비주류 나눠서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보기가 굉장히 민망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당내 갈등이 첨예화할 조짐을 보였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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