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상도로를 없애기 위한 포석은 아닌지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9-02-08 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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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선(양주 주재)
    20~30여 년 전 도시지역을 제외한 농촌에는 대부분 새마을 사업이라는 명명아래 농로가 개설되었으며 이 도로들은 수십 년 동안 해당 시·군의 예산 속에서 보수. 유지 관리되어 오면서 주택이나 공장 등 사업체들의 진입도로로도 사용돼 왔다.

    그래서 법률상에는 이런 오래된 다수이용도로를 관습상도로로 명하고 토지의 주인이 있다손 치더라도 토지주 임의대로 도로를 막거나 훼손, 혹은 폐도화 시킬 수 없도록 경계하고 있다.

    또 일정부분의 반대급부를 받고 토지사용승낙서를 써준 개인토지들도 수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나 다수가 이용할 경우 관습상도로로 굳어져 이 역시 토지주 맘대로 막거나 폐도화 시킬 수 없다.

    요즘이야 시골도 이웃의 진입도로 개설을 위해 한번 토지사용을 승낙하면 지적도상 도로로 기재됨은 물론이거니와 특별한 사안이 없는 경우 영구도로로 굳혀지기에 시시비비가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과거, 도로대장에 등재하지 않은 채 개인 간 사용동의서 한 장으로 허가 만을 위한 진입도로의 경우 세월이 흘러 토지주가 변경, 당사자들이 없어졌을 경우 항시 이웃 간 분쟁으로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얼마 전 38년된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175번지 일대의 (재)운경공원 진입도로가 관습상도로임에도 공매로 낙찰 받은 새로운 토지주가 자신의 토지에 가로지른 “관습상도로를 없애 달라”며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한 적이 있다.

    전형적인 관습상 도로 분쟁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처리를 놓고 반응한 양주시의 행동이 이해하기 어렵다.

    민원현장을 갔다가 인근에 돌담을 쌓아놓은 모습을 보고 왠지 불법인 것 같아 측량을 의뢰해보니 농림수산부소유의 국유지를 침범한 것으로 나타나 돌담 행위자인 농민에게 ‘원상 복구하라’는 계고서를 보냈다는 것인데, 참으로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관습상도로 민원해결은 뒤로 한 채 인근에 있는 불법만 한건 했다는 것인데, 혹시 꿩 잡기위해 독극물 묻은 콩알을 뿌리고 온건 아닌지.

    언뜻 듣기엔 할 일을 다 한 공무의 모습처럼 비춰질 수 있으나 공무들의 습성과 복지부동의 행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라면 아마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반발할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런 민원도 없는 상황에서 민가라고는 달랑 농가주택 한두 채와 공동묘지로 둘러싸인 산꼭대기까지 찾아와 건축물도 아닌 돌로 쌓아놓은 허술한 담장을 보고 “저거 혹시 타인의 땅 경계를 넘은 거 아니야”를 의심했다면 누가 믿겠는가. 가뜩이나 업무에 시달린다는 공무원이.

    예산 들여 측량하고 일부돌담이 국유지를 침범한 사실을 발견, 원상복구 하라는 협박성 편지까지 보냈다고 하니 상 줄 일이 분명하다.

    혹시 관습상도로를 없애기 위해 미리 움직이는 음흉한 포석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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