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동영 출마 놓고 丁-鄭 ‘이전투구’ 양상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각 정당이 내부 파열음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민주당은 정동영계와 정세균계가 미묘한 감정싸움을 벌이는 등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이다.
◇한나라당= 우선 한나라당 내에서는 친박계 모임의 통합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친이계가 지난 8일 대거 계파 모임을 가짐에 따라 계파간 세결집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3월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를 앞두고 한나라당내 친이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이날 저녁 소속 의원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신년 인사회를 가진 것을 두고 친박 측은 4월 재보선을 의식한 모임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까지 참석해 이명박 정부 성공을 위한 단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친이-친박간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양대 계파의 갈등 기류는 지난 5일 열렸던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4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를 두고 친이계의 안경률 사무총장이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이 당협 위원장이었던 부산 수영구에 친박계 현역 유재중 의원을 배제하고 강성태 부산 시의원을 임명하는 안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친박계가 강력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친이-친박 신경전 끝에 이 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은 보류되고 말았지만 갈등의 불씨가 된 것이다.
친박 측 한 인사는 9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협 위원장 교체는 내년도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는 문제인 만큼 서로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인데다가 지난달 20일 출범한 원외 당협위원장협의회에는 친 이재오계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 모임이 이 전 최고위원의 친위대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일윤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됨에 따라 치러지는 경북 경주 지역의 ‘4.29 재·보선’에 친이계의 정종복 전 사무부총장과 2007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정수성 전 육군대장이 맞붙게 된 것도 갈등이 요인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정 전 부총장은 지난 4.9 총선 당시 공천을 주도하면서 사실상 친박계를 배제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었던 만큼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라며 “더 큰 문제는 여론조사 결과 친박 정 장군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은 정 장군을 배제하고 친이 전 총장 공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민주당내 갈등도 한나라당 못지않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재보선 출마를 놓고 민주당내 권력투쟁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른바 ‘정(丁)-정(鄭) 갈등’이 더욱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 전 장관 복귀 문제를 처음 공론화시킨 이종걸 의원에 대한 최재성 의원의 비판에 이어 정 전 장관의 측근인 김영근 전 공보특보가 재반격에 나서는 등 양측의 갈등이 점차 노골화되어 가고 있다.
최재성 의원은 9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몇 가지 측면에서 반대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 의원은 ▲대선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아 책임론이 분명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 ▲MB악법과 용산참사 등에 대해 당력을 모아야 할 시점 ▲정몽준 의원에 대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진 상황 ▲개혁공천 등 국민에 주는 메시지 등 네 가지를 불출마해야 하는 이유로 거론했다.
그는 “(정 전 장관이) 복귀하는 방식은 최소한 당내에 보편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개인의 결심보다는 당심, 당심보다는 민심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정 전 장관이 아닌 그 측근들로부터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당 지도부나 정 전 장관이나 지금쯤에서 직접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며 “정 전 장관의 직접적인 의사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측 김영근 전 공보특보는 같은 날 언론에 배포한 ‘최재성씨 발언에 대한 반박글’을 통해 “자신의 잣대로 DY(정동영)를 평가하고 비판하지 말라”면서 “최재성씨는 DY를 비판하기에 앞서 당사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게 도리이고 예의”라고 공격했다.
김 특보는 특히 “DY는 출마 의사를 밝힌 것도,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아니다”면서 “386 출신 의원들은 뭐가 그리 두려워서 그러느냐. 정세균 대표 대세몰이의 들러리가 되지 마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자신이 맞붙었던 상대(정몽준 의원)의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졌는데 다른 지역에 출마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최 의원의 주장에 대해 “동작을 선거에 출마한 것도 당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종로 출마를 생각하던 터에 당이 동작 을로 결정해 그 곳에 출마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윤호중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PBC 라디오에 출연해 “정 전 장관 본인을 포함해 민주당 모두가 명예롭게 승리할 수 있는 결론을 만들어갈 수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당내의 의견을 해소하고 바람직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이) 출마하는 것만을 상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각 정당이 내부 파열음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민주당은 정동영계와 정세균계가 미묘한 감정싸움을 벌이는 등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이다.
◇한나라당= 우선 한나라당 내에서는 친박계 모임의 통합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친이계가 지난 8일 대거 계파 모임을 가짐에 따라 계파간 세결집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3월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를 앞두고 한나라당내 친이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이날 저녁 소속 의원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신년 인사회를 가진 것을 두고 친박 측은 4월 재보선을 의식한 모임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까지 참석해 이명박 정부 성공을 위한 단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친이-친박간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양대 계파의 갈등 기류는 지난 5일 열렸던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4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를 두고 친이계의 안경률 사무총장이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이 당협 위원장이었던 부산 수영구에 친박계 현역 유재중 의원을 배제하고 강성태 부산 시의원을 임명하는 안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친박계가 강력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친이-친박 신경전 끝에 이 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은 보류되고 말았지만 갈등의 불씨가 된 것이다.
친박 측 한 인사는 9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협 위원장 교체는 내년도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는 문제인 만큼 서로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인데다가 지난달 20일 출범한 원외 당협위원장협의회에는 친 이재오계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 모임이 이 전 최고위원의 친위대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일윤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됨에 따라 치러지는 경북 경주 지역의 ‘4.29 재·보선’에 친이계의 정종복 전 사무부총장과 2007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정수성 전 육군대장이 맞붙게 된 것도 갈등이 요인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정 전 부총장은 지난 4.9 총선 당시 공천을 주도하면서 사실상 친박계를 배제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었던 만큼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라며 “더 큰 문제는 여론조사 결과 친박 정 장군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은 정 장군을 배제하고 친이 전 총장 공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민주당내 갈등도 한나라당 못지않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재보선 출마를 놓고 민주당내 권력투쟁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른바 ‘정(丁)-정(鄭) 갈등’이 더욱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 전 장관 복귀 문제를 처음 공론화시킨 이종걸 의원에 대한 최재성 의원의 비판에 이어 정 전 장관의 측근인 김영근 전 공보특보가 재반격에 나서는 등 양측의 갈등이 점차 노골화되어 가고 있다.
최재성 의원은 9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몇 가지 측면에서 반대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 의원은 ▲대선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아 책임론이 분명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 ▲MB악법과 용산참사 등에 대해 당력을 모아야 할 시점 ▲정몽준 의원에 대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진 상황 ▲개혁공천 등 국민에 주는 메시지 등 네 가지를 불출마해야 하는 이유로 거론했다.
그는 “(정 전 장관이) 복귀하는 방식은 최소한 당내에 보편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개인의 결심보다는 당심, 당심보다는 민심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정 전 장관이 아닌 그 측근들로부터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당 지도부나 정 전 장관이나 지금쯤에서 직접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며 “정 전 장관의 직접적인 의사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측 김영근 전 공보특보는 같은 날 언론에 배포한 ‘최재성씨 발언에 대한 반박글’을 통해 “자신의 잣대로 DY(정동영)를 평가하고 비판하지 말라”면서 “최재성씨는 DY를 비판하기에 앞서 당사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게 도리이고 예의”라고 공격했다.
김 특보는 특히 “DY는 출마 의사를 밝힌 것도,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아니다”면서 “386 출신 의원들은 뭐가 그리 두려워서 그러느냐. 정세균 대표 대세몰이의 들러리가 되지 마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자신이 맞붙었던 상대(정몽준 의원)의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졌는데 다른 지역에 출마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최 의원의 주장에 대해 “동작을 선거에 출마한 것도 당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종로 출마를 생각하던 터에 당이 동작 을로 결정해 그 곳에 출마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윤호중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PBC 라디오에 출연해 “정 전 장관 본인을 포함해 민주당 모두가 명예롭게 승리할 수 있는 결론을 만들어갈 수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당내의 의견을 해소하고 바람직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이) 출마하는 것만을 상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