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과잉진압 ‘경찰 자작극 의혹’ 공방

    정치 / 시민일보 / 2009-02-11 19:25:51
    • 카카오톡 보내기
    인권위 “진압과정서 시위대 폭력 유도”
    경찰측 “예기치 못한 상황서 전개됐다”


    촛불시위 과잉진압에 대해 경찰이 폭력시위로 변모되게끔 자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를 두고 경찰, 인권위, 정치권의 해석이 서로 다르게 나오고 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6월28일(촛불시위)상황관련 추가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의 진압과정이 평상시와 다르게 진행돼 시위대로 하여금 폭력을 유도케 했다.

    ‘태평로 작전’이라 불리는 이 상황의 발단은 지난 6월29일 태평로 위(코리아나 호텔 앞)에 설치돼 있는 차벽 틈(폭 1m가량)으로 진압경찰 2개 중대(약 100여명)를 투입해 시위대 3000명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게 한 것. 이후 시위대는 처음에 후퇴했다가 2개 중대를 따르는 후속부대가 없어 프레스센터 쪽으로 달려온 40~50명을 포위한 뒤 쇠파이프 등으로 약 3~4분 정도 폭행을 가했다.

    이로 인해 당시 경찰 165명이 부상당했으며 경찰은 후속부대를 투입해 시위대를 과잉진압, 약300명의 시위대가 부상을 입었다.

    인권위는 이 상황에 대해 “평상시보다 유난히 피해가 컸으며 작전의 형태도 평상시와 아주 다른 특징(소수 부대원을 시위대 한가운데로 투입)을 보이고 있다”며 경찰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전을 했는지에 대해 분석, 추가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날 상황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자연스레 의도치 않은 형태로 작전이 전개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차벽으로 시위대 진입을 막았으며 이 차벽이 뚫리면 바로 청와대와 연결되는 길이 열리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시위대가 밧줄로 차량을 끌어내 차벽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 작은 틈에 2개 중대를 우선 투입, 이후 4개 중대와 추가로 6개 중대까지 총 12개 중대를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일부 시위대가 거리위에 드러눕게 되자 추가 지원중대가 투입하지 못했으며 자연스레 우선 투입된 2개 중대는 고립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 어떤 지휘관이 부하들을 궁지로 내몰게 하겠는가”라며 “예상치 못하게 전개된 상황을 우리가 무슨 의도가 있었던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니 답답할 뿐이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에 대한 진위를 밝히기 위해 경찰 측에 당시 무전내역 등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경찰은 해당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 그러나 이 자료가 늦게 제출되는 바람에 추가보고서에는 ‘관련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추가조사도 한계에 부딪힘’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이 자료를 받은 조정식 의원 측은 “현재 우리는 자료에 의거 관련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쨌든 의혹이 제기된 이상 관련자료를 더 검토해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 내겠다”고 밝혔다.

    /고록현 기자roki@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