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도 보수도 ‘MB 1년’ 평가 냉혹

    정치 / 시민일보 / 2009-02-24 19: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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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리더십硏 “절차소홀·철학부재등 단점만 극대화됐다”
    41개 인권단체들 “선진화·실용정책탓 차별의 골 더 깊어져”
    보수논객 조갑제 “이념·교육분야 낙제점수… 종합평점 59점”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에 대한 전문가들과 시민·사회 단체의 평가는 가혹하리만큼 냉혹했다. 심지어 보수단체조차도 59점 낙제점수를 줄 정도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24일 “이명박 대통령은 CEO출신답게 부지런히 뛰는 과정에서 리더십의 독특한 특징들이 적나라하게 노출됐다”며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슈퍼맨 신드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외신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지적한 뒤 “MB 1년인 링위(기업)에서 연전연승하던 슈퍼맨이 정글(국정)에서 연전연패한 상황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통령의) CEO형 리더십과 과업지향적 리더십, 불도저 리더십의 장점인 성과창출과 속전속결은 극소화되고, 단점인 절차소홀과 철학부재만이 극대화된 1년”이라고 혹형했다.

    이어 그는 “MB 1년은 힘센 장사가 방심하다가 허를 찔린 ‘삼손 모델’(Nelson)로 이는 자신이 모든 부담을 짊어지려는 구세주형 리더십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라며 “집권 2년차 징크스인 가장 좋은 업적과 가장 나쁜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혼돈징크스, 차기 대권주자가 가시화하는 차기주자 징크스, 안티그룹이 강화되는 안티징크스를 깨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그는 “집권 2년차는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뒤섞여 권력의지가 극대화되는 시기이므로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하다”며 “말의 감화, 정책의 감화, 정치의 감화를 통해 소통의 리더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권단체들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후 1년 동안 인권과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입을 모았다.

    41개 단체의 모임인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소속 회원 20여명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내세우는 선진화와 실용으로 인해 차별의 골은 더 깊어져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이 무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권이 바탕 되지 않은 효율은 근본적으로 상위 1%를 위한 것일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건설업체만 배불리는 재개발 정책이 가속화되는 반면 원주민에 대한 주거권 정책은 없는 것이 그 증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독립성을 훼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며 “어떤 권력기관으로부터도 독립성을 원칙으로 하는 국가인권위를 쥐고 흔들려는 의도는 그 자체가 인권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는 이명박 정권 출범 1년을 “일방적인 국정 운영과 소통부재로 인한 민주적인 노사관계의 파탄과 함께 고용불안 등 총체적인 경제위기가 심화된 1년”이라고 혹평했다.

    전공노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정권은 지난해 상반기 정부조직 개편과 공무원 구조조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1만4000개의 일자리를 없앴다”며 “올해도 임금을 단체교섭을 통해 사전에 협의하겠다고 해놓고 일방적으로 동결시킨 상태에서 노후생활을 파탄내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전공노는 또 “공직사회에서 반강제적으로 성과상여금, 연가보상비 등 심지어 기본급에서도 공제해 조성된 기금으로 비정규 노동자인 행정인턴 고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정부가 진정으로 청년실업을 해소하고자 한다면 비정규 노동자를 양산하는 대규모 행정인턴 채용을 중단하고 적절한 인력운영의 원칙을 수립, 정규직 공무원의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노는 “공무원노조 건설과정이나 활동 중에 해고된 공무원노동자들의 원직복직 요구에 해결책을 제시하라”면서 “공무원노조는 더 이상 탄압과 통제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민주적인 노사관계 정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도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현 정부 출범 1년을 맞이해 ‘이명박 정부 1년과 애국 운동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낙제점을 주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열심히 해보려는 성의는 보이나 이념무장에서 우러나는 일관성과 소신이 없어 좌경 청산에 의한 국가 정상화와 법치확립은 아직 요원하다”며 “MB정부에게 안보분야 70점, 외교통일분야 80점을 줄 수 있지만 이념과 교육분야 및 홍보분야에서는 40점 밖에 줄 수 없어 종합 평점은 59점”이라고 혹평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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