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한나라당, 언론장악 공개천명”

    정치 / 문수호 / 2009-06-24 11: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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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한나라당의 ‘MBC 경영진 사퇴’ 성명 발표에 대해 “언론장악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맹비난을 가했다.

    이들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이 청와대에 대한 과잉 충성경쟁으로 국민의 대표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권위와 상식을 내던지고 정권의 언론장악 돌격대를 자임하고 나선 것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MBC PD수첩 사태와 관련,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MBC경영진의 사퇴를 언급한 것에 이어 23일 한나라당 의원 40명이 ‘MBC 경영진은 물러나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정부여당에서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당 전병헌 문방위 간사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비뚤어져도 한참 비뚤어진 언론관은 청와대와 막상막하다”며 “하나가 비뚤어지면 다른 하나는 정상이어야 최소한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는데 이 정권의 수준은 절망을 넘어 수치스럽기까지 하다”고 개탄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인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방치하는 것이 그리 두려운가”라며 “낮에는 530만표 차이로 이겼다고 호들갑 떨어도 밤만 되면 민심의 차디찬 바람이 간담을 서늘케 하던가”라며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제 한나라당 정권은 족벌보수언론의 지원과 경찰의 곤봉이 없다면 단 하루도 버티기조차 힘들 정도로 쇠약해져 있다”며 “언론과 방송 장악을 통해 ‘진실의 유통’을 가로막아야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노쇠한 독재정권이 되었음을 스스로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여당은)언론장악의 헛된 꿈에서 깨어나 국정파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MBC에 대한 집중적인 탄압, 협박, 횡포가 계속된다면 국민들과 함께 맞서 싸울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한편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에게 ‘2~3주만에 쇄신은 온 데 간 데 없고 단독과 독선, 독주만 남은 현실’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한나라당 쇄신은 바람과 같이 사라졌나?”라며 “쇄신파의 요구들이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쇄신을 보내버리고 일방통행적 독주만 남아 있는 정권에 문제제기하고 제동을 걸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그는 미디어관련법과 관련,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일자일획도 고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고 타협할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신문, 재벌이 방송을 소유하는 부분만 없앤다면, 다른 부분은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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