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작가.미술칼럼니스트)
예술 가치보다 투자 가치 우선?
미술시장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화랑이라는 공간에서 일하면서 고객들과의 면담을 통해 미술품을 거래하는 사람도 있고, 뒷시장이라는 음성 거래를 하는 음성적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파는 사람이 있다. 사는 사람은 좋은 작품을 싸게 사려는 것보다는 샀다가 되팔았을 때 이문이 남는 미술품을 찾는다.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미술품 구매에는 특별한 전략이 없다. 전략이라면 그저 사는 사람이 미술품을 골라서 사기보다는 파는 사람이 권하는 것을 사야 안전하다는 것 정도다. 사고 싶은 미술품이 있어도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못산다. 파는 사람이 연락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이상하다.
어떤 작품을 사야 실패하지 않는지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자금이 충분하다면 1, 2억 넘어가는 작품을 사면 된다. 고가의 작품은 환금성과 투자 가치가 보장되어 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인데, 쉬운 해법이 따로 없다. 처음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따져 봐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각종 언론 매체 역시 미술시장을 투자 혹은 투기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조장하기까지 한다. 소액으로 취미삼아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처 방안을 찾기 어렵다.
2005년 예술의 전당에서 대단위 전시 행사가 열린 바 있다. 그때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작품을 여러 점 매매 성사시킨 어떤 딜러가 있었다. 행사가 끝난 후 이 딜러는 다른 미술품 회사에 정식으로 스카웃되었다고 한다. 그의 판매 방식은 작품에 대한 예술성이나 예술가의 감성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
“이 작품 사두시면 금세 가격이 오릅니다.”
“가격이 올랐을 경우를 대비해 지금 사야 합니다.”
“정말 대단한 화가입니다.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이 작품의 우수성을 압니다.”
그저 그런 말만 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파는 사람도 전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예술성을 배제한 채 돈 이야기만 한 전략이 주효했나?
매스컴의 ‘펌프질’도 마찬가지다. 돈, 돈, 돈, 그저 돈이다.
“창조적이면서도 철학을 담은 아시아 미술 작품이 투자 가치 품목으로 인정받고 있다.”-서울신문 2007.05.29. 26면
“서울 인사동의 한 화랑 주인은 한 고객으로부터 200억∼300억원을 투자할 테니 마땅한 작가를 선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세계일보 2007.05.29. 22면
“수집가들은 2만달러(1,800만원) 이하의 미술품엔 마치 벽지를 고르는 것처럼 쉽게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서울신문 2007.05.26. 29면
“유휴 자금의 흐름이 여러 곳에서 제어되면서 미술시장에 유입된 것이 결정적인 불을 붙였다. '대안 투자'라는 인식이 이미 선진국에서는 실행된 지 오래이지만 이쯤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미술시장은 이미 투자에 열을 올리는 재테크 형국으로 모드를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경향신문 2007.05.23 31면
“아파트 한 채보다 더 값진 그림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인정하기 시작하고, 눈에 보이지 않던 아름다움의 가치가 수치화되어 아름다움에 부정할 수 없는 숫자의 권위가 더해졌다는 점.”-한겨레 2007.05.18 35면
예술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특수성을 이해하려는 기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신문의 표제어들을 보자. 말은 그럴 듯하게 하지만 현상 오판과 왜곡이다. 투기 조장 발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예술 가치보다 투자 가치 우선?
미술시장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화랑이라는 공간에서 일하면서 고객들과의 면담을 통해 미술품을 거래하는 사람도 있고, 뒷시장이라는 음성 거래를 하는 음성적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파는 사람이 있다. 사는 사람은 좋은 작품을 싸게 사려는 것보다는 샀다가 되팔았을 때 이문이 남는 미술품을 찾는다.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미술품 구매에는 특별한 전략이 없다. 전략이라면 그저 사는 사람이 미술품을 골라서 사기보다는 파는 사람이 권하는 것을 사야 안전하다는 것 정도다. 사고 싶은 미술품이 있어도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못산다. 파는 사람이 연락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이상하다.
어떤 작품을 사야 실패하지 않는지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자금이 충분하다면 1, 2억 넘어가는 작품을 사면 된다. 고가의 작품은 환금성과 투자 가치가 보장되어 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인데, 쉬운 해법이 따로 없다. 처음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따져 봐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각종 언론 매체 역시 미술시장을 투자 혹은 투기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조장하기까지 한다. 소액으로 취미삼아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처 방안을 찾기 어렵다.
2005년 예술의 전당에서 대단위 전시 행사가 열린 바 있다. 그때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작품을 여러 점 매매 성사시킨 어떤 딜러가 있었다. 행사가 끝난 후 이 딜러는 다른 미술품 회사에 정식으로 스카웃되었다고 한다. 그의 판매 방식은 작품에 대한 예술성이나 예술가의 감성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
“이 작품 사두시면 금세 가격이 오릅니다.”
“가격이 올랐을 경우를 대비해 지금 사야 합니다.”
“정말 대단한 화가입니다.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이 작품의 우수성을 압니다.”
그저 그런 말만 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파는 사람도 전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예술성을 배제한 채 돈 이야기만 한 전략이 주효했나?
매스컴의 ‘펌프질’도 마찬가지다. 돈, 돈, 돈, 그저 돈이다.
“창조적이면서도 철학을 담은 아시아 미술 작품이 투자 가치 품목으로 인정받고 있다.”-서울신문 2007.05.29. 26면
“서울 인사동의 한 화랑 주인은 한 고객으로부터 200억∼300억원을 투자할 테니 마땅한 작가를 선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세계일보 2007.05.29. 22면
“수집가들은 2만달러(1,800만원) 이하의 미술품엔 마치 벽지를 고르는 것처럼 쉽게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서울신문 2007.05.26. 29면
“유휴 자금의 흐름이 여러 곳에서 제어되면서 미술시장에 유입된 것이 결정적인 불을 붙였다. '대안 투자'라는 인식이 이미 선진국에서는 실행된 지 오래이지만 이쯤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미술시장은 이미 투자에 열을 올리는 재테크 형국으로 모드를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경향신문 2007.05.23 31면
“아파트 한 채보다 더 값진 그림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인정하기 시작하고, 눈에 보이지 않던 아름다움의 가치가 수치화되어 아름다움에 부정할 수 없는 숫자의 권위가 더해졌다는 점.”-한겨레 2007.05.18 35면
예술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특수성을 이해하려는 기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신문의 표제어들을 보자. 말은 그럴 듯하게 하지만 현상 오판과 왜곡이다. 투기 조장 발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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