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소액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

    문화 / 김유진 / 2010-05-09 1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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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수 (작가·미술칼럼니스트)
    (박정수-작가.미술칼럼니스트)

    부동산 경기가 막히면 미술품 투자에 눈을 돌린다고 한다. 그러나 전국의 부동산 열기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술품 투자와 관련 없이 언제나 부동산은 건재하다. 미술품에 돈이 몰리는 명분을 부동산 악재로 돌리는 게 의도적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파트를 투기 대상으로 보지 않고 평생 살기 위해 사는 사람들도 많다. 아파트를 살 바에는 환경과 여건에 부합하면서 집값이 오르길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내가 살겠다고 아파트 분양에 응한다 할지라도 외부의 시선에는 부동산 투기로 보일 수도 있다.

    거대 자본이 아닌 이상 미술품 구매에는 부동산 같은 전략이 없다. 그저 미술 애호가로서의 입장이 있을 뿐이다. 각종 언론 매체에서 나오는 말들은 상위 몇 %의 사람들만을 말한다. 누구의 작품이 40여 억에 팔렸다는 것은 풀 뜯어 먹는 소리밖에 안 된다.

    50만원, 100만원도 많은 돈이다. 보통 사람이 보통스럽게 작품 한 점 살 수 있는 가격은 큰맘 먹고 할부까지 해야 겨우 200만원 정도라는 걸 왜 모르는가. 보통 사람이 200만원을 미술품에 투자한다면 정말 고르고 또 고른다.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그리고 가족들과 상의한다. 그렇게 정말로 소중하고 신중하게 가격을 치른다.

    그렇게 소중하게 마련한 200만원을 가지고 화랑가에 가 보자. 익히 알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어림도 없다. 엽서쪼가리 한 장 크기의 작품도 어림없다. 판화나 드로잉 정도면 가능하겠지만. 큰돈 들여 좋은 작품을 거실에 걸고 싶은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거실에 걸 수 있으려면 가족사진 정도의 크기이거나 신문 펼쳐 놓은 크기 정도(그림으로 말하자면 20호 내외)는 되어야 하는데 말도 못 붙인다.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젊은 작가에게 눈을 돌려보라고 한다. 아니면 국전 특선 이상 의 작가로 인기가 별로 없는 작가의 작품을 매입하라고 한다.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사고 싶은 작품은 누구나 앎직한 화가인데 3,000만원이라고 한다.

    화랑에서 보여주는 200만원대 작품은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장래가 촉망되는 작가입니다. 아직은 무명이지만 지속적인 활동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사두시면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거실에 걸어두자면 이러한 작품 말고 좀 더 서정적이고 편안한 그림이었으면 좋겠어요.”

    작품이 맘에 들긴 하지만 무명작가라는 것에 슬쩍 말을 피해본다. 지금 샀다가 그 작가가 그림을 안 그린다거나 다른 일을 한다거나 하면 200만원 그냥 날리는 것 아닌가.

    이 시대의 사람들은 이미 눈높이가 달라졌다.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이우환 등등의 작품이 좋은 작품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와 비슷한 작품이 아니면 작품으로 보이질 않는다. 자신의 눈을 믿고 작품을 구매하고자 하나 도저히 자신은 믿을 수 없고, 화랑에서 권해주는 작품은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래도 안목은 전문가의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을 수긍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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