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작가.미술칼럼니스트)
세계적 작가가 없는 나라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화가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만 유명한 김홍도?신윤복?장승업이 있고, 더 멀리는 참새가 날아와 부딪혀 죽었다던 소나무를 그린 솔거도 있다. 어려서부터 이들은 천재 화가라고 배워왔다. 장승업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영화, 외국에 수출되었는지 모르겠다. 르누아르도 알고 피카소도 알고 고호가 1853년에 태어난 것도 알고 있는데, 1843년에 태어난 장승업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라의 힘과 미술품 또는 화가의 명성이 함께 하는 것인가.
우리나라 태생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람 중에 백남준이 있다. 그러나 백남준 선생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을 뿐 우리나라에서 살지는 않았다. 1936에 태어난 이우환이라는 화가도 있다.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우리나라 태생이다. 1956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일본의 대학교수로 일본에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화가는 누구인가. 외국의 미술계 언저리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가.
미술계에서만 서로 통하면서 외국 신문에 잠시 등장하거나 외국 경매회사에서 몇 번 낙찰된 미술품을 그린 화가가 아니라, 중국의 49살 먹은 장샤오강이나 44살 먹은 쩡판즈와 같이 세계 미술계도 알고 있고 우리나라 미술계 언저리에 사는 이도 알고 있는 그러한 사람을 말한다. 중국 미술계 언저리에 사는 사람이 알고 있는 우리나라 작가들이 있을까?
일본에도 유명한 화가들이 있을 텐데,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유명한 가수 존레넌의 아내였던 전위 예술가 ‘오노 요코’나 설치 미술을 하는 ‘야요이 쿠사마’ 정도는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말한다, 누구누구는 국제적 명성을 지니고 있다고 홍보한다. 무슨 비엔날레와 아트 페어에서 무지하게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매우 유명한데 나만 모르고 있을 뿐인가?
좋은 그림 찾아내기의 의미
“저.... 미술이 왜 우리 사회에 필요한가요?”
“미술품이 왜 비싸죠?”
“우리 사회에서 예술가의 위치는 어디쯤인가요?”
“미술 없어도 살 수 있거든요?”
“순수 미술과 응용 미술의 차이는 뭐죠?”
“미술품이 귀족 마케팅의 현주소라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마구잡이로 던져지는 잡다한 질문들에 미술계 언저리에 사는 나는 대답하지 않을 수 없다.
“미술은 인간의 진화를 위해 존재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만일 미술이 우리 인간에게 이로운 무엇인가가 없다면 있을 이유가 없어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미술이 있어야만 더 좋은 집을 짓고 더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다구요. 하지만 산골에 계시면서 텔레비전도 없이 사시면서도 행복하게 사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아요?”
대답이 됐을까? 아마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보셔요. 미술품에 나오는 그림들은 정보입니다. 군대 갔다 온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유격장 11m 높이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훈련이 있거든요. 아래에서 출렁거리는 물을 보면서 떨어지는데 그 시간은 무척 짧아요. 그 짧은 시간에 온갖 생각이 다 들거든요. 사실은 온갖 생각이 아니라 온갖 영상들입니다.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일들이 순간의 이미지로 지나갑니다. 이것이 정보라는 것이죠.”
그렇다. 미술은 단순히 ‘한 장면’을 그려낸 그림 이상이다.
“좋은 미술품에는 몇 권의 소설과도 같은 정보가 들어 있다고 봐요. 인간이 살아가면서 생겨난 정보들이 한 컷의 장면으로 해결될 수 있거든요. 현재의 상황과 사회 구조 등의 많은 정보를 몇 장면의 이미지에 담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미술입니다. 정보의 시대라고 하면서 미술을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정보에서 뒤지게 됩니다. 문화 전쟁이란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겁니다. 보다 많은 정보를 알리고 습득하는 것이죠.”
미술품은 정신문화와 물질문화를 이어주는 다리이다. 정신문화가 담겨 있는 미술품은 100년 전의 미술품이거나 지금 20살 젊은 예술인의 작품이거나 상관없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한다. 가격도 상관없다. 좋은 정신이 담긴 미술품은 반드시 비싸야 한다. 아직 좋은 정신을 담기 전의 미술품이 쌀 뿐이다. 이를 찾아내는 것이 사회의 임무이다.
세계적 작가가 없는 나라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화가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만 유명한 김홍도?신윤복?장승업이 있고, 더 멀리는 참새가 날아와 부딪혀 죽었다던 소나무를 그린 솔거도 있다. 어려서부터 이들은 천재 화가라고 배워왔다. 장승업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영화, 외국에 수출되었는지 모르겠다. 르누아르도 알고 피카소도 알고 고호가 1853년에 태어난 것도 알고 있는데, 1843년에 태어난 장승업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라의 힘과 미술품 또는 화가의 명성이 함께 하는 것인가.
우리나라 태생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람 중에 백남준이 있다. 그러나 백남준 선생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을 뿐 우리나라에서 살지는 않았다. 1936에 태어난 이우환이라는 화가도 있다.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우리나라 태생이다. 1956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일본의 대학교수로 일본에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화가는 누구인가. 외국의 미술계 언저리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가.
미술계에서만 서로 통하면서 외국 신문에 잠시 등장하거나 외국 경매회사에서 몇 번 낙찰된 미술품을 그린 화가가 아니라, 중국의 49살 먹은 장샤오강이나 44살 먹은 쩡판즈와 같이 세계 미술계도 알고 있고 우리나라 미술계 언저리에 사는 이도 알고 있는 그러한 사람을 말한다. 중국 미술계 언저리에 사는 사람이 알고 있는 우리나라 작가들이 있을까?
일본에도 유명한 화가들이 있을 텐데,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유명한 가수 존레넌의 아내였던 전위 예술가 ‘오노 요코’나 설치 미술을 하는 ‘야요이 쿠사마’ 정도는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말한다, 누구누구는 국제적 명성을 지니고 있다고 홍보한다. 무슨 비엔날레와 아트 페어에서 무지하게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매우 유명한데 나만 모르고 있을 뿐인가?
좋은 그림 찾아내기의 의미
“저.... 미술이 왜 우리 사회에 필요한가요?”
“미술품이 왜 비싸죠?”
“우리 사회에서 예술가의 위치는 어디쯤인가요?”
“미술 없어도 살 수 있거든요?”
“순수 미술과 응용 미술의 차이는 뭐죠?”
“미술품이 귀족 마케팅의 현주소라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마구잡이로 던져지는 잡다한 질문들에 미술계 언저리에 사는 나는 대답하지 않을 수 없다.
“미술은 인간의 진화를 위해 존재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만일 미술이 우리 인간에게 이로운 무엇인가가 없다면 있을 이유가 없어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미술이 있어야만 더 좋은 집을 짓고 더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다구요. 하지만 산골에 계시면서 텔레비전도 없이 사시면서도 행복하게 사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아요?”
대답이 됐을까? 아마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보셔요. 미술품에 나오는 그림들은 정보입니다. 군대 갔다 온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유격장 11m 높이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훈련이 있거든요. 아래에서 출렁거리는 물을 보면서 떨어지는데 그 시간은 무척 짧아요. 그 짧은 시간에 온갖 생각이 다 들거든요. 사실은 온갖 생각이 아니라 온갖 영상들입니다.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일들이 순간의 이미지로 지나갑니다. 이것이 정보라는 것이죠.”
그렇다. 미술은 단순히 ‘한 장면’을 그려낸 그림 이상이다.
“좋은 미술품에는 몇 권의 소설과도 같은 정보가 들어 있다고 봐요. 인간이 살아가면서 생겨난 정보들이 한 컷의 장면으로 해결될 수 있거든요. 현재의 상황과 사회 구조 등의 많은 정보를 몇 장면의 이미지에 담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미술입니다. 정보의 시대라고 하면서 미술을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정보에서 뒤지게 됩니다. 문화 전쟁이란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겁니다. 보다 많은 정보를 알리고 습득하는 것이죠.”
미술품은 정신문화와 물질문화를 이어주는 다리이다. 정신문화가 담겨 있는 미술품은 100년 전의 미술품이거나 지금 20살 젊은 예술인의 작품이거나 상관없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한다. 가격도 상관없다. 좋은 정신이 담긴 미술품은 반드시 비싸야 한다. 아직 좋은 정신을 담기 전의 미술품이 쌀 뿐이다. 이를 찾아내는 것이 사회의 임무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