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일거양득(一擧兩得), 남의 미술품은 내 미술

    문화 / 김유진 / 2010-05-30 09: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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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수 (작가.미술칼럼니스트)
    (박정수-작가.미술칼럼니스트)

    1%의 작가들에 몰려 있는 99%의 투자

    몇 해 전보다 그림 가격이 몇 배씩이나 올랐다. 2007년 5월 22일 평창동 서울경매에서 박수근의 ‘빨래터’가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45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대한민국 만세!”다.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상식적인 보통 사람의 정신 상태로는 이해할 수 없다.

    엽서쪼가리 만한 그림크기를 1호(A4 용지가 대략 3호 정도이다)라고 하는데, 정말 이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그러나 미술품 가격이 수십억 한다는 사실을 발빠르게 전하는 언론 덕분에 미술인들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미술품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도 많아졌다. 미술계 입장에서는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격이다.

    내 돈 주고 내가 산다는 데에야 달리 할 말은 없다. 하지만, 1,300억이나 되는 미술시장의 돈 중에서 1,250억 이상의 돈이 왜 100여 명의 화가들 작품에 집중되어 있어야 하나. 이것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화가들이 어림잡아도 3. 4만 명은 될 터인데 나머지 화가들에게는 왜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가. 사촌이 땅을 사서 배 아픈 것이 아니라, 사촌이 땅을 수십억 원에 파는 것이 배 아프고, 동시대 예술인들의 ‘화나고 열 받는’ 심정은 어떡해야 할까.

    누구의 작품은 수십억 하는데, 지금 열심히 노력하는 수많은 예술인들은 1백만원에 1점 팔기에도 숨 가쁘다. 자본의 논리대로 시장이 개방되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겠지만 국내 미술시장 자체가 단층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의 소비와 투자, 정부 정책에 따른 예산 지출로 형성되는 것이 내수 시장이다. 내수 없이 미래도 없다. 잘나가는 작가 몇 명은 내수가 아니다. 국내 미술시장은 혼란이 아니라 바닥이다. 뭐가 있어야 혼란할 것 아닌가. 이것이 화가들의 입장이다.

    우리 경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수출 주도형으로 방향을 잡아 흑자를 지속하며 순항을 해 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한국 미술, 수출해야 한다. 최근 들어 정부 주도형 아트 뱅크(미술품 매입 시스템)가 있고, 기업에서 예술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내수를 확대하여야 한다.

    시장 개방 압력이라는 것 또한 시장이 있어야 개방하고 말고 하지 않겠는가. 빨리 한국 미술시장을 형성하여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국내 미술시장이 협소하고 여건이 성숙되지 못한 우리나라로서는 내수도 늘리고 해외에 내보내는 작가도 지원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이 역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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