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24년 전과는 달라졌다… 최선을 다할 것"

    스포츠 / 차재호 / 2010-06-17 13: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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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24년 전과는 달라졌다." 허정무 감독(55)이 2010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의 중대기로가 될 아르헨티나와의 맞대결에서 후회없는 일전을 굳게 다짐했다.

    허 감독은 16일 오후 11시15분(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가진 2010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르헨티나전은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대기로다. 아르헨티나가 강 팀이기는 하지만 잘 준비한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프레토리아에서 허 감독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51)은 한국 선수들의 파울에 대해 심판의 판정이 공정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은근히 허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러나 허 감독은 "(마라도나 감독과)말싸움을 할 생각은 없다"고 무시한 뒤, "강팀이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고 되받아쳤다.

    허 감독은 "현역 시절인 1986년 아르헨티나와의 대결 당시에는 한국의 기량과 경험이 모두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축구는 상당히 발전됐고, 선수들의 역량도 높아졌다"며 아르헨티나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다음은 허정무 감독의 일문일답.

    -아르헨티나전을 앞둔 소감은.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길목이다. 아르헨티나가 강팀이기는 하지만 잘 준비해왔다. 상대에게 시달릴 수도 있지만, 좋은 승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마라도나 감독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한국이 파울을 범했을 때, 심판이 공정하게 판정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허 감독이 최근 얘기한 것과 같은 일종의 심리전 같다.

    "내가 말한 심리전은 경기 중 상대를 귀찮게 해 조급하게 만든다는 것이었지, 말싸움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축구에서는 강팀이 무조건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마라도나 감독은 경기 중 발차기로 선수 생명을 위협하면 안된다고 하던데.

    "(웃음). 심판이 어련히 잘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1986년 당시와 현재는 다르다. 그 당시 한국팀은 32년 만에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아 경험과 기량이 부족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선수들은 당당하다.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이청용 등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어떻게 리오넬 메시를 마크할 생각인가.

    "메시가 훌륭한 선수인것은 분명하다.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막시 로드리게스가 부상당한 후안 베론의 대체자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예측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베론과 로드리게스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이 훌륭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라도나 감독과 24년 전 선수로 만났다. 당시 경기에 대해 축구보다는 태권도에 가깝다고 생각했었는데.

    "당시 심판이 (내 플레이를)태권도라고 생각했다면, 아마 퇴장시켰을 것이다. 나는 태권도가 아닌 축구를 했다."

    -북한과 브라질 간의 경기를 통해 아르헨티나전을 풀어갈 아이디어를 얻었나.

    "북한 선수들이 브라질을 상대로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경기를 펼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 점에 대해 오늘 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북한이 브라질에)비록 패했고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지만, 자신들의 모습을 잃지 않고 경기를 펼치려 했다는 점은 상당히 좋아 보였다. 그런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된다."

    -카를로스 테베스가 동료들에게 박지성을 막는 법을 이야기하겠다고 하는데, 위치변화나 선수구성에 변화가 있는가.

    "여지껏 본선까지 오는 동안 많은 변화와 상황에 대비한 경기를 펼친 바 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약간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흐름에 따른 변화도 가능하다."

    -아르헨티나전을 즐기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들었다.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24년 전 처음 아르헨티나를 상대할 때는 어떻게 상황이 돌아가는지 모를 정도로 움츠러 들었다. 상대의 전력도 모른 채 경기장에 나섰고, 수준차도 컸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여러가지를 배웠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 좋은 선수들도 계속 배출되고 있다. 내 경험상으로는 긴장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장점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충분히 좋은 승부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그리스전과 같이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것인가. 아니면 선수비 후역습을 내세울 것인가.

    "상대는 강한 팀이다. 개개인과 팀 모두 강하다. 우리가 공격을 하고 싶어도 찬스를 잡지 못할 수 있다. 수비만 한다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일단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으면서 우리도 약점을 찾아 공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공격과 수비가 함께 움직이는 경기가 될 것이다."

    -1986년 마라도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였다. 하지만 한국전에서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당시 선수로서 비교하자면, 마라도나는 세계적인 스타였고, 존경하는 마음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선수 한두명이 그를 마크하기는 굉장히 힘들었기에 몸싸움이나 태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런 점은 현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선수들과 경기를 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후반 체력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전술, 체력, 흐름 등 경우의 수는 무척 많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지금 말하기는 곤란하다. 분명한 것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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