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그는 무상급식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질이 나쁘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는가 하면, 오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행보에 위기의식을 느낀 한나라당 의원들의 볼멘소리에 대해서는 "같이 싸워보자고 했더니 한나라당 내에서도 슬금슬금 꼬리 내리는 국회의원들이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렸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인 내가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막아내지 않으면 누가 하겠냐"며 자신의 최근 행보의 정당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부자감세'를 주장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민주당 패러다임에 갇힌 것”이라며 "한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심지어 오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업적이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오 시장이 ‘MB에 비하면 업적이 뒤지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필자도 공감하는 바다.
어쩌면 오시장이 대선 출마에 대해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 MB의 서울시장 재임 당시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복원의 경우, 시장으로서 면밀하게 들여다보니 그 실상은 형편없었을 것이다.
아니 한마디로 ‘끔찍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실제 청계천에는 꼬리가 썩어가고, 아가미에는 상처가 있고, 옆구리와 등에는 염증이 있는 불쌍한 물고기들이 너무나 많다.
또 서울시는 최근 청계천에 경호강에 있는 30만 마리의 참다슬기를 방류했으나, 지금은 눈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다.
다슬기는 이렇게 하천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바닥에 쌓인 것을 먹어치우는 청소부다.
따라서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청계천이 자연하천이 아니라 콘크리트로 조성된 인공하천이기 때문이다.
실제 콘크리트 바닥에는 녹조류가 잔뜩 끼어 있다.
이런 상태에서 다슬기와 수서곤충들이 살아남기를 바라는 것은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다.
서울시가 지난해에 하천을 7번이나 쓸어냈다는데도 지금 청계천은 녹조로 가득해 썩어가고 있다.
바닥 청소를 위해 연인원 2200여명이 투입되었지만, 청계천은 여전히 썩은 하천에 불과하고, 매년 100억원 내외의 막대한 시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오세훈 시장이 모를 리 없다.
그러니 자신 있게 ‘MB보다 낫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대해 “질이 나쁘다”거나 ‘부자감세’를 주장하는 박 전 대표를 향해 “한심하다”고 공세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다분히 대권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오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이 오히려 질이 나쁜 것이고, 한심한 것 아니겠는가.
오 시장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을 닮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는 것처럼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를 경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꼭두각시처럼 생각하고,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도록 날짜까지 못 박았다.
오 시장은 시의회의 정례회 기간 중 휴가를 내는가하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시정협의 거부’를 선언하고 말았다.
이 대통령과 오 시장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하지만 결과를 보자.
이 대통령의 최대치적으로 꼽히는 청계천의 참담한 실상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졌고, 이제는 더 이상 청계천복원을 칭찬하는 사람들도 없다.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후유증도 심각하다.
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그럼 좌충우돌하는 오 시장의 미래는 어찌될까?
두 사람의 행보가 닮은꼴이라면, 결과 역시 닮은꼴일 가능성이 높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