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두 경기를 치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놀랍기만 한 활약상이다. 팀의 무승부로 활약에 빛이 바랜 것이 못내 아쉽다.
조광래호의 ‘필승카드’ 구자철(22. 제주)이 본선 조별리그 최대 난적으로 꼽힌 ‘사커루’ 호주와의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뽑아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구자철은 14일 오후 10시1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1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려 한국에 1-0의 리드를 안겼다.
지난 바레인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대회 첫 승을 안겼던 구자철은 이날 또다시 득점에 성공해 조광래 감독(57)을 또다시 웃음짓게 했다.
구자철은 미드필더이지만 벌써 3골을 터뜨려 대회 득점랭킹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도 구자철 시프트는 위력을 발휘했다. 구자철은 바레인전과 마찬가지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23. 볼턴 원더러스), 지동원(20. 전남) 삼각편대를 지원했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치던 구자철은 전반 23분 골키퍼 정성룡(26. 성남)이 호주 골문 앞까지 길게 차준 공을 지동원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헤딩 패스로 연결하자, 수비수 한 명을 개인기로 가볍게 제친 뒤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문전에서 전혀 당황하지 않는 침착함과 넓은 시야가 만들어낸 멋진 작품이었다. 이후에도 구자철은 기세가 오른 한국의 공격에 힘을 보태면서 맹활약했다.
비록 최상의 결과를 얻지는 못했으나, 바레인전에서 보여줬던 쾌조의 활약을 호주전까지 이어간 구자철에 대한 조 감독의 믿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양한 공격이 가능할 것이라던 전망이 현실이 됐고, 직접 해결사로 나서면서 숨겨진 킬러 본능까지 드러냈다. 박주영(26. AS모나코)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구자철이 꿈꿔왔던 해외 진출 가능성도 더욱 밝아지는 모습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중국, 이란 등 아시아 강호들이 총출동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일부 명문팀은 스카우트를 파견해 숨은 보석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쾌조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구자철에게도 관심이 갈 만 하다.
대회 전 스위스리그 진출을 타진했던 구자철에게 아시안컵은 또다른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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