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 압신 고트비 감독(47. 이란)의 표현대로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왜 아시아 최고의 주장인지를 분명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조광래 감독(57)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 1시2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스포츠클럽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1아시안컵 8강전에서 윤빛가람(21. 경남)의 신나는 결승골에 1-0으로 승리했다.
연장까지 120분을 치르는 혈전 속에서 연장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한국은 아시안컵 8강에서 5회 연속 만난 이란을 멋지게 격파했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골을 넣은 주인공은 윤빛가람이었고, 가장 많은 거리를 뛴 선수는 이용래(25. 수원)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한국대표팀의 ‘캡틴’ 박지성이었다.
동아시아에 한국의 ‘필생의 라이벌’ 일본이 있다면 대륙의 반대편에는 일본 못지 않은 경쟁구도를 쌓아온 이란이 있다.
그러나, 박지성은 이란과의 경기에 유독 강했다. 지난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2경기에서 1골씩 터뜨리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쌓을 수 있도록 한 주인공이 바로 박지성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박지성은 연장 후반 14분에 염기훈(28. 수원)과 교체될 때까지 특유의 활발한 활동량으로 적진을 훑고 다녔다. 자신의 임무인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란의 선수단 구성 가운데 단 두 명뿐인 해외파, 자바드 네쿠남(31)과 마수드 쇼자에이(27. 이상 오사수나)는 박지성의 경기력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사실 이란과의 경기는 박지성의 국가대표 통산 99번째 출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일본과의 4강전에서 센추리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팀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던 박지성이 왜 한국대표팀의 주장인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팀은 물론, 박지성 개인에게도 반드시 이란전의 승리가 필요했고, 결국 한국도 박지성도 승리했다.
박지성의 승리는 51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조광래호’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조건이다. 한국 축구는 아직까지 박지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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