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축구 정상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또 만났다.
한국과 일본은 25일 오후 10시2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2011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동아시아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지난 1954년 첫 대결 이후 57년 간 73회의 A매치를 치르며 선의의 대결을 펼쳐왔다.
이 중 아시안컵에서의 맞대결은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특히, 준결승전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한국과 일본은 아시안컵에서 예선과 본선, 3, 4위 결정전 등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 만났을 뿐, 단판 승부로 승패가 갈리는 외나무다리 맞대결은 펼치지 못했다.
지난 세 차례의 맞대결이 다소 맥이 빠진 상태에서 열린 것이라면, 이번 준결승전은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다.
1960년 대회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한국, 2004년 대회 이후 7년 만의 챔피언 재등극으로 아시안컵 최다 우승(4회) 기록에 도전하는 일본 모두 양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양 팀의 전력 역시 ‘미리보는 결승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한국은 조 감독이 추구하는 패스축구를 하면서 다양한 패턴을 구사, 공격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구자철(22. 제주)을 축으로 전개되는 ‘구자철 시프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축구가 발견한 최고의 수확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8강 카타르전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카가와 신지(22. 도르트문트)가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40억 아시아인들로서는 이번 경기에서 대회 최고의 스타들로 꼽히는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23. 볼턴 원더러스), 기성용(22. 셀틱), 카가와, 하세베 마코토(27. 볼프스부르크), 혼다 게이스케(25. CSKA모스크바)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가질 만 하다.
한국은 지난 해 일본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무패(2승1무)를 기록하며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마지막 대결이었던 지난 해 10월 경기에서는 일본에 주도권을 빼앗기며 수세에 몰린 끝에 간신히 0-0 무승부를 거뒀다.
전문가들은 패스축구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조광래호가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32. 나고야)를 대신해 주전 수비수로 나섰던 요시다 마야(23. VVV펜로)가 카타르전에서 퇴장을 당해 한국전에 나설 수 없는 것도 호재다.
다만, 조별리그에서 침묵했던 카가와가 카타르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살아난 점이 껄끄럽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일본을 꺾게 되면, 1988년 대회 이후 23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전에 진출하게 된다. 과연 조광래호가 숙적 일본을 넘어 반세기만의 아시아 정벌 목표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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