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학 서울 양천구청장 "'로컬거버넌스' 실현이 소통행정의 해답"

    자치단체장 / 최민경 / 2011-02-27 13:51:00
    • 카카오톡 보내기
    구청장, 공무원하고만 하는 구정 더이상 의미 없어
    자치단체ㆍ지역사회 주체들과 협력적네트워크 구축
    법적 근거 마련위해 '양천 거버넌스' 조례제정 박차
    [시민일보]이제학 서울 양천구청장은 ‘로컬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 시절부터다.

    그리고 그는 구청장 취임이후 지역내 거버넌스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결국 로컬거버넌스의 실현이 제가 구정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소통행정, 현장행정의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소통을 통한 변화가 진정한 변화라고 생각하고, 소통을 통해 변화하는 양천의 모습, 앞으로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정치에 꿈을 두고 행정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정치와 행정, 각각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따로 떨어뜨려 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같이 가야하는 부분이고, 앞으로 정치를 하게 되면 내 목소리를 크게 내는 정치가 아니라 명확한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같이 풀어나가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소통하지 않던 사회에 몸부림치며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시절 가지고 있던 생각인데 학문연구를 통해 더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풀어나가기 위해 가장 기초가 되어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 무엇인가. 로컬거버넌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만 된다면 우리나라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제대로 구현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허울뿐인 로컬거버넌스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를 가진 로컬거버넌스를 현실에 적용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박사학위 논문도 로컬거버넌스와 목민관을 주제로 쓰게 되었고 국내외 여러 사례들은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립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로컬거버넌스의 개념에 대해 “거버넌스는 협치를 뜻한다. 혼자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통치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거버넌스의 현실적용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기초자치단체와 지역사회 각각의 주체들이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역사회의 문제를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상호 협력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로컬거버넌스’라고 생각한다. 건강한 모세혈관조직들이 모여야 우리몸 전체의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사회에 로컬거버넌스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과거 정보 독점이 가능했던 시절에는 ‘나를 따르라’식의 통치가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기의 발달과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대통령보다 국민이 똑똑해질 수 있고 CEO보다 직원들이 똑똑한 세상이 되었다. 이제 ‘나를 따르라’고 외치면 ‘왜?’라고 반문하는 시대다. 무조건적으로 이끌기만 했던 정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지역사회에는 훌륭한 주민조직들이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로컬거버넌스의 정착을 위해서 지금 제가 착안하고 있는 점들은 이런 주민조직들을 어떻게 발굴할 것이냐의 문제다. 주민조직들을 발굴해서 그들과 함께 손잡고 구정을 운영해 나가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로컬거버넌스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구청장은 “로컬거버넌스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진정 원하는 정책을 추진해보자는 것이다. 크게 보자면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정착ㆍ발전시켜보자는 의미이고, 양천구의 브랜드 슬로건이 ‘다함께 희망양천’인데 슬로건 그대로 ‘다함께 희망양천’ 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현재 양천거버넌스 조례제정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는 “밀려드는 정보의 물결 속에서 각각의 정보들을 어떻게 네트워크화해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특히 각계 전문가들의 지식과 생각을 모아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한다면 객관적이고 타당한 구정운영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주민협의체들이 자리를 마련해주고 평가만 하는 데에서 그쳤다면 이제 변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정책을 만들고 구정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자문도 받고 그러한 소통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고, 이러한 고심 끝에 언론, 시민단체, 정당인 등 각계의 전문가들로 양천거버넌스를 구성하게 되었다. 현재는 조례제정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천거버넌스의 조례 내용에 대해 “양천구 거버넌스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이 담겨져 있다. 어떻게 구성해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관련 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구정 정반에 대한 대화와 소통, 의견제시와 반영을 통하여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함으로써 주민에 대한 행정서비스의 질 향상 및 구정전반에 발전을 기하기 위하여’라고 양천거버넌스 위원회의 구성 이유도 명시해 놓았고 ‘구정발전 방향 및 정책의 의제형성, 새로운 정책대안 제시, 소통을 위한 다양한 참여제도 개발제시’ 등 향후 양천거버넌스가 우리 양천구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규정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굳이 조례로 제정하지 않고 운영해도 크게 상관없지 않냐’는 지적에 “물론 조례 없이도 운영할 수도 있다. 그냥 단순한 조직 같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양천거버넌스는 구정에 민의를 반영하고 주민과 함께하고자 구성한 구정동반자다.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적인 근거 없이 그저 민선 구청장의 지침으로만 운영했을 때 그 조직이 얼마나 객관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그리고 얼마나 소신있는 발언을 하게 될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향후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4년이라는 임기가 정해진 선출직이다. 그 필요성에 따라 구청장이 바뀔 때마다 사라지는 각종 위원회들은 그동안 숱하게 보았다. 상황에 따라 만들어지고 필요에 따라 정치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그랬으리라 생각한다”며 “저는 양천거버넌스가 그런 민ㆍ관 협의체가 되길 바라진 않는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민관협의체로 로컬거버넌스의 중추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조례제정도 그래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선 법적근거에 따라 구성된다면 물론 위원들의 임기는 존재하겠지만, 위원회 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될 테고, 그렇게 되면 발언하고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며 “좀 더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제시하고 구정을 만들어 갈 진정한 동반자로 소신 있게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고, 좀 더 넓게 본다면 지방자치단체와 의회가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테고 조정자역할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구청장은 로컬거버넌스로 인해 생길 구정의 변화와 실익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가까운 것부터 따져 보자면 보다 나은 구정이 가능해지리라 생각한다. 로컬거버넌스는 지역사회 구성원들뿐 아니라 언론, 시민단체, 지역전문가 등 각계의 전문가들과 구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들이 지닌 지식을 모아 구정에 활용한다면 분명 좀 더 실현가능하고 타당한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며 “가령 우리가 하나의 사업을 진행할 때 보면 고려해야할 점이 많다. 예산, 법적타당성, 지역적 상황 등 수천, 수백 가지를 검토해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이를 행정에서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모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보다 나은 구정운영이 가능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넓게 보면 참여와 소통을 통해 주민과 함께 구정운영을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대가 변하고 소통이 이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구청장이 공무원하고만 하는 구정운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좀 더 참여할 수 있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지 고민을 해봐야하는데 로컬거버넌스가 그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구청장은 “결론적으로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되어 정책의 계획과정이나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을 해소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고, 성공적인 정책추진이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면서 “협의과정에서 시간이 더 걸릴지 몰라도 전체 추진과정으로 봤을 때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시간 또한 단축을 시켜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양천구에서는 실제 로컬거버넌스의 일환으로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는 양천거버넌스가 작년 11월 12일 ‘제물포로 지하화 사업’을 주제로 첫 번째 토론회를 개최했다. 팽팽한 의견 대립은 있었지만 큰 틀을 바꾸지 않는 범위 안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결과를 도출했고,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요청했던 것이 주민여론조사 실시다.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아보자는 뜻이었다. 결론적으로 양천거버넌스의 토론결과와 주민여론조사 결과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전달하였고 현재 제물포로 지하화사업은 제3자 공고중에 있다. 조속하게 시행되길 바랐던 양천거버넌스위원회와 주민들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로컬거버넌스의 실현은 보다나은 구정운영을 가능하게해주고 주민조직의 참여를 이끄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그는 “‘다함께 희망양천’ 우리 양천구의 브랜드 슬로건처럼 소통과 참여를 통해 다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로컬거버넌스로 인해 생길 구정의 가장 큰 변화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구청장은 로컬 거버넌스의 적용방안에 대해 “거버넌스에 대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거버넌스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들은 계속 있었다. 작년 6.2 지방선거때도 많은 이슈가 되었다. 실제적으로 얼마나 실효성있게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방정부의 권한 유무, 지역주민들의 참여의식, 구청과 의회의 노력 또한 전제조건”이라며 “우선적인 생각은 로컬거버넌스의 활용영역은 제한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모든 문제를 로컬거버넌스로 해결할 순 없겠지만 법적으로 공개 가능한 부분은 언제든지 공개해서 같이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현재는 양천거버넌스라는 이름으로 지역사회의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이 운영 중이지만 향후에는 이러한 전문가 조직과 함께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주민조직이 정책추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예를 들어 지역개발을 진행하려 할 때 행정적인 부분 말고도, 각계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지식과 관점에서 사업에 대한 다방면을 검토하고 의견을 개진 할 수 있는 자리, 직접 이해당사자가 될 일반 지역주민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의견을 발언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정책추진과정중 필수적인 통과의례절차로 만드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참여와 소통이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법적구속력은 없겠지만 그러한 참여와 논의를 통해 나온 결과물은 구정에 꼭 반영하도록 할 것이다. 토의만하고 결과물에 대한 아무런 피드백이 없다면 진정한 로컬거버넌스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취임이후 사람중심의 양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양천을 만들겠다고 구민여러분과 약속했다.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들어오는 보고서만 읽어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올해부터 정식으로 운영에 들어가는 주민배심원평가단도 활용하고, 주민공청회ㆍ설명회 등의 방법을 통해 서로에 대한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전문적인 의견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양천거버넌스의 의견제시도 수용하고,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주민조직을 발굴하여 진정한 의견수렴이 이뤄진다면 로컬거버넌스를 통한 지역자치의 발전이 먼 길만은 아닐 것이다. 저 또한 90%이상의 현장행정을 목표로 직접 현장을 뛰며 주민들의 생생한 의견청취도 할 생각이다. 양천구 전역이 주민소통의 장이되고 그를 통해 진정한 로컬거버넌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민경 기자 wowo@siminilbo.co.kr

    사진설명=이제학 서울 양천구청장은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천구 전역이 주민소통의 장이 되고, 이를 통해 진정한 로컬거버넌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민경 최민경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