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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춥고 마음도 춥고...”.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가 누그러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코트와 목도리를 걸친 이유를 묻자 신태용(41·사진) 성남일화 감독이 내놓은 대답이었다.
지난 겨울 성남과 신 감독은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4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뒤 주전급 전력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성남은 5일 포항스틸러스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쳤고, 일주일 뒤인 12일 전북현대전에서는 0-1로 패하면서 무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작 2경기를 치렀을 뿐이기에 모든 것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던 점을 들춰보면 우려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신 감독은 “빡빡한 3월 일정만 잘 넘기면 된다”며 느긋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4월로 접어들면 팀 조직력이 어느정도 완성되는만큼,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두 경기를 치른 성남에는 심재명, 박진포와 같은 생소한 이름의 신인들이 눈에 띄고 있다. 신 감독은 동계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이들을 중용할 생각이다.
때문에 조금 부족하더라도 질책보다는 칭찬으로 자신감을 북돋우는 모습이다. 신 감독은 “신인들이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질 것이다. 기량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인내심을 갖고 이들이 도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감독은 늦춰졌던 외국인 선수 보강을 조만간 마무리 짓고 올 시즌 구상을 마칠 계획이다. 파브리시오, 몰리나가 떠나면서 빈 두 자리는 모두 브라질 출신 선수로 채워질 예정이다.
지난 2월 선수 물색을 위해 직접 브라질로 날아가기도 했던 신 감독은 “두 선수 모두 계약이 마무리 단계다. 최종 합의에 도달하면 이번주쯤 팀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세트플레이 상황을 잘 수행하면서 플레이메이커와 같은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아줄 선수들”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들이 영입된다면, 팀 전력 상승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신 감독은 위기 때마다 적절한 용병술과 팀 장악력을 바탕으로 소정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올 시즌 그 어느때보다 위기에 처한 성남은 신 감독의 새로운 마법이 큰 힘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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