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일로였던 일본 축구가 대지진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일본 축구는 지난 11일 동북부 대지진 및 쓰나미 이후 J리그 중단에 이어 A매치 2경기마저 무산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지진의 진원지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던 센다이는 궤멸적 피해를 입었고, 이바라키현에 위치한 가시마 사커 스타디움도 일부 파괴됐다.
오구라 준지 일본축구협회(JFA)장은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총회 뒤 기자회견에서 “두 경기장은 지진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복구에 최소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가시마 사커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가시마 앤틀러스는 15일로 예정돼 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선이 누출되면서 피폭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점점 악화되자, 급기야 J리그 사무국은 고심 끝에 3월 전 경기 일정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악재는 그치지 않았다. 오는 25일과 29일 각각 맞붙기로 예정됐던 몬테네그로, 뉴질랜드의 방일(訪日) 취소로 3월 A매치 2경기가 모두 무산됐다.
이같은 상황은 2010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 2011아시안컵 우승 등의 성과를 거두면서 탈(脫)아시아를 이뤄냈다고 자부한 일본 축구계에게 큰 악재라는 평가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4월에도 J리그 개최가 힘들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원전 파괴로 전력 수급이 달려 계획 정전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야간경기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리그 중단이 장기화되면 대표팀의 경기력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나가토모 유토(인테르 밀란),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 등 10여명의 해외파들이 주축으로 활약해왔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J리거들이 경기력을 살리지 못한다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대지진이 일본대표팀에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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