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편집국장 고하승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3월 셋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비록 전 주 대비 1.7%p 상승했으나 여전히 야권 선두자리는 유시민 참여당 대표에게 빼앗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지난 17일 친노 핵심 인사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손 대표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한 것이 그의 지지율 상승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던 것 같다.
하지만 이후 손 대표의 지지율이 급반등세를 보일 징후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반면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탈 조짐이 보인다.
유 대표가 새롭게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각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야권 선두주자는 유신민 참여당 대표다.
실제 유시민 대표는 14.3%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반면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은 8.4%로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른바 ‘무상급식 몽니’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지율 8.0%와 비교할 때도 별반 차이가 없다.
더구나 여야 주자를 통틀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 30.9%와 비교할 때 너무나 초라하지 않는가.
그 격차가 무려 3배가 훨씬 넘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가구전화와 휴대전화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4%p였다.
제 1야당 당수의 지지율이 이 지경이라면, 손 대표는 많이 반성해야 한다.
지지율 상승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 좋은 기회가 바로 이번 4.27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것이다.
그런데 손학규 민주당 대표 특표단 간사 신학용 의원은 23일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는 안 된다”고 만류하고 있다.
그 이유가 가관이다.
신 의원은 이날 손 대표 출마 불가론으로 4가지를 제시했다.
그 가운데도 첫째 사유가 분당은 90년대 중반 강남 압구정동 등에서 살 던 사람들이 내려가서 살게 된 곳이고, ‘경기 강남’이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이어서 진보진영이 승리한 예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분당은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천당보다 좋은 분당’이라고 불릴 만큼, 여당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이다.
그러다보니 지금 여권 친이계에서는 ‘신정아 스캔들’로 잠적한 정운찬 전 총리를 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가하면, 역시 ‘동영상 성추행’ 파문의 당사자인 박계동 전 의원까지 공천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여기에 18대 총선 당시 ‘친박대학살 공천’을 주도했던 강재섭 전 대표도 가세했다.
한마디로 ‘개나 소나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기만 하면 당선될 수 있다’는 인식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는가.
이 같은 잘못된 인식을 바꿔주기 위해서라도 손 대표의 출마는 반드시 필요하다.
신 의원은 “이번 재보선은 보궐선거인데다 국내외적 큰 이슈가 겹쳐 투표율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건선거, 조직선거가 이뤄질 시 힘들 것”이라며 손 대표에게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으나 이는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다.
비록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대의를 따라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더구나 손 대표가 출마할 경우 패할 것이란 전망은 지나치게 비관적이다. 지금 국민들 사이에서 팽배한 ‘반(反)MB’ 정서를 감안할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
다시 말하지만 ‘천당 아래 분당’이 아니라, ‘천당 아래 지옥’이 있다는 사실을 손대표가 직접 출마해 입증해 주기를 바란다.
장담하건데 분당을에서 승리할 경우, 손 대표의 지지율은 유시민 대표의 지지율을 뛰어 넘어 단숨에 야권 선두주자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
특히 신학용 의원이 “당 대표가 강원도와 김해등 전국 각지 보궐선거를 총괄해야 한다”고 불가론을 제기하고 있는 데 이 역시 잘못된 판단이다.
박근혜 전 대표처럼 대중적 지지를 갖고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손 대표의 지원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는가.
차라리 분당을에 출마해 그 지역을 전국 최대의 관심지역으로 부각시키고, 거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다른 지역의 승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아니겠는가.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