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간 와이파이(WiFi)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지난해가 ‘숫자’ 싸움이었다면 올해는 차별화된 기술과 속도를 내세운 ‘품질’로 맞붙는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이른바 ‘그린 와이파이’ 지역으로 불리는 5㎓ 대역을 둘러싼 이통 3사간 경쟁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와이파이는 3G망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지만, 카페나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서는 전송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와이파이존은 대부분 2.4㎓ 대역을 활용하고 있는데 한정된 장소에 너무 많은 와이파이 공유기(AP)가 설치돼 있다 보니 전파간섭이 발생, 결국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거나 끊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 대역은 2.4㎓ 대역과 같이 ISM(산업, 과학, 의료용 기기에서 사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으로 누구나 규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주파수 대역인데다, 현재까지 이용자가 많지 않아 주파수 간섭이 적다. 따라서 점점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2.4㎓ 대역 보다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
2.4㎓ 와이파이에서 800MB 분량의 영화 한편을 내려 받는 데 7분 남짓이 걸렸지만 5㎓에서는 단 1분40초면 가능하다.
5㎓ 선점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KT다. KT는 기존 와이파이 AP가 지원하는 2.4㎓ 대역에 추가로 5㎓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와이파이’를 통해 주파수 간섭 현상을 해소하고 기존 AP대비 접속 수용 용량은 3배, 속도는 8배 향상시켰다.
KT는 연초 프리미엄 와이파이를 대학, 도심, 지하철역 등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한 지역을 우선으로 이미 90여 곳에 총 1000대 이상을 설치했다. 연내 2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부터 강남과 신촌 등 번화가 70곳을 중심으로 5㎓ 무선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길거리는 물론 반경 20~30m 내 번화가 주변의 상점 안에서도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도 오는 5월부터 5㎓ 대역을 이용한 와이파이존 구축에 돌입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1000만 시대에 단순한 숫자 싸움은 이제 무의미해졌다”며 “와이파이 경쟁의 핵심은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을 보장하는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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