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랏따랏 땃따따 짜릿짜릿 할거다/ 궁금투성이의 너 (딱 꼼짝마라 너)/ 조각조각 땃따따 꺼내보고 땃따따/ 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
이번에도 노랫말이 톡톡 튄다. 음악 역시 쉽지 않다. 수많은 걸그룹 중에서도 유독 개성이 넘친다는 평을 듣는 5인조 팝댄스 그룹 ‘에프엑스(f(x))’가 데뷔 1년8개월만에 정규 1집을 내놨다.
타이틀곡은 절제된 비트와 독특한 기타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일렉트로닉 팝 ‘피노키오’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느낀 소녀가 순수한 호기심으로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을 동화 주인공 ‘피노키오’에 빗댄 노랫말이 귀엽다. 공개되자마자 각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설리(17)는 “팬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뭐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개성이 f(x)의 매력이라고 평한다”며 즐거워했다. “팬사이트에 ‘이런 게 f(x)답다’라고 남긴 글의 종류만해도 어마어마해요.”
크리스탈(17)은 데뷔 전 매니지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f(x)라는 팀명을 전해 들었을 때를 떠올렸다. “페OO 같은 무슨 택배회사 이름 같더라”며 까르르 웃었다. “지금은 팀명을 정말 잘 지었다 생각해요. 쉽게 정의를 내릴 수 없어 다양성을 내비칠 수 있기 때문이죠.”
앨범에는 복고풍 멜로디가 귀에 감기는 ‘갱스터 보이’, ‘미스터’와 ‘프리티 걸’ 등 그룹 ‘카라’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작곡가 한재호·김승수 콤비의 레트로 팝 댄스곡 ‘아이’, f(x)와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인 그룹 ‘샤이니’가 피처링한 ‘롤리 팝’ 등 10곡이 담겼다.
홍대앞에서 활약 중인 일렉트로닉 팝 듀오 ‘페퍼톤스’가 참여한 ‘스탠드 업!’도 눈길을 끈다. 페퍼톤스 특유의 밝고 건강한 음악이 발랄한 f(x) 멤버들과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설리는 “평소 접하지 못한 분들과 작업하다 보니 신선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중국인 빅토리아(24), 중국계 미국인 엠버는 f(x)의 별난 가사를 익히느라 고생이 많았을 듯하다. 빅토리아는 “평소 한국에서 쓰지도 않는 말들을 노래로까지 풀어내려고 하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그래도 다른 멤버들이 많이 도와줘서 배우는 게 재미있다”고 미소짓는다. 엠버는 “노래 덕분에 배운 어려운 단어를 일상에서 쓰면 많은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말을 아느냐고 놀란다”며 “똑똑해 보여서 참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간 숱한 걸그룹이 등장했다. 위기감도 느낌직하다. SBS TV ‘인기가요’ MC인 설리는 “개성 있는 걸그룹이 많아 옆에서 보고 배운 것이 많다”며 “‘아, 저 팀은 이렇게 표현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등 느낀 점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걸그룹 간 라이벌 구도보다는 동료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엠버(19)는 “포미닛의 ‘거울아 거울아’ 안무를 우리끼리 따라하면서 신나한다”며 유쾌한 기색이다.
다른 걸그룹과 차별되는 지점에 대해 설리는 “함수를 뜻하는 f(x)라는 팀명처럼 고정돼 있지 않고 변수에 따라 항상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손꼽았다. “음악을 들어봐도 알 수 있잖아요. 우리가 생각해도 그래요. 장르가 정말 다양해요. 호호호.”
중국에 친구들과 가족을 두고 온 빅토리아는 “내가 스스로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선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도 “가끔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 싶기는 하다”고 미소지었다.
엠버는 그동안 다리 부상으로 5개월 정도 미국에 가서 쉬고 왔다. 이 와중에 팀 탈퇴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재활에 집중했어요.”
올해 f(x) 멤버들의 목표는 길게 활동하는 것이다. 5명이 오랜만에 다 같이 모였기 때문이다.
설리는 “멤버들과 올해 다 같이 쭉 달리기로 입을 모았다”며 “팬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를 알리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엠버는 “팬들이 오래 기다려준 만큼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활동하지 못했던 기간까지 채울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