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바로보기’ 필요하다

    고하승 칼럼 / 안은영 / 2011-05-16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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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박정희 정권을 출범시킨 5.16이 어느새 5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공과(功過) 논란이 분분하다.


    먼저 `5.16이 혁명이냐, 쿠데타냐' 하는 논란에서부터 집권 18년의 그늘로 지적되는 `장기독재',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1970년대 집중적인 산업화로 경제성장를 견인한 공로를 찬양하는 목소리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사실 명칭에서부터 엇갈리는 5.16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과연 5.16은 혁명일까? 아니면 쿠데타일까?


    김영삼 정권은 5.16을 ‘쿠데타’로 규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5.16을 ‘혁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혼란스럽다.


    다만 분명한 것은 5.16은 복합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어,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필자는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가 최근열린 ‘박정희 통치철학 국제포럼’에서 ‘5·16은 정변이며 혁명’이라고 해석한 것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비록 비합법적 수단으로 합헌정부를 전복시켰다는 점에서 쿠데타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후 산업화를 성공시키고 국가 개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근대화를 위한 혁명이라는 게 송 교수의 주장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부국이 된 것은 박정희 시대의 공적임을 그 누구도 부인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한 ‘민주주의 후퇴’가 정당화 되어서도 안 된다.


    5.16에 대한 공과가 분명하게 정립돼야 한다는 뜻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5.16에 대해 ‘구국 혁명’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 그는 "그 당시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웠고 남북대치 상황에서 잘못하면 북한에 흡수도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혁명공약에도 보면 `기아선상에서 헤매는 국민을 구제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기아에 허덕였다"고 밝혔다.


    즉 5.16은 불가피했다는 것.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한 `장기독재'와 `민주주의 후퇴'마저도 용인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07년 "유신시대에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거나 희생 또는 고통 받으신 분들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는가하면, 앞서 당 대표로 있던 2004년에는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버지 시절에 많은 피해를 입고 고생한 것을 딸로서 사과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즉 5.16에 대한 공과를 박 전 대표 스스로 잘 알고 있으며,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모두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일반 국민의 생각은 어떤가?


    역대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다시 뽑고 싶은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었다. 결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위였다.


    이 여론조사는 12일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소장 백원우 의원)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9~10일 무작위 자동응답방식(RDD)으로 9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출마했을 경우 과반수가 넘는 57.5%의 응답자가 "다시 뽑겠다"고 답했다. 그 뒤를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47.4%로 2위, 김대중 전 대통령이 39.3%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직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선 "다시 뽑겠다"는 의견이 16.1%인 반면, "다시 뽑지 않겠다"는 의견이 72.2%에 달했다.


    국민들이 5.16을 성공한 쿠데타로 인정해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 같은 당연한 평가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권에서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그렇다.


    실제 그는 지난 2004년 당 연찬회에서 박 전 대표를 겨냥해 "독재자의 딸"이라고 공새를 취한 바 있다.


    야권의 공세는 더욱 심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6일 "이제 와서 5.16을 재평가한다면서 군사독재 합리화, 개발독재 찬양하는 것은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정세균 최고위원은 '흔히들 박정희 정권이 정치는 잘못했지만 경제는 잘했다는 평가'에 대해 "착시효과"라고 일축했다.


    정말, 왜들 이러나?


    이제는 여야 정치권도 5.16에 대해 보다 유연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지닐 필요가 있다.


    특정 정치 집단의 이익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역사를 바로 보는 시각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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