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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전임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며 7.4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27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불출마하는 것이 당원들의 여망에 부응하고 책임정치의 구현에 부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위기에 처한 당을 소생시켜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재보선 패배의 논란에서 벗어나 있는 새로운 인물들로 새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언론으로부터 나경원 남경필 의원과 함께 유력한 ‘젊은 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그가 왜 느닷없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일까?
아무래도 새로운 한나라를 중심으로 ‘젊은 대표론’이 나오고, 정두언 나경원 남경필 등 3인방이 유력 주자로 거론되면서 “안상수 대표 하나만 책임지면 되고,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이냐”는 반발 기류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 같다.
이에 따라 안상수 대표 시절 중책을 맡았던 김무성 홍준표 의원 등 중진은 물론 정 의원과 함께 소장파 3인방으로 거론되던 나경원 의원까지 덩달아 치명상을 입게 됐다.
다만 전직 최고위원이 아니었던 남경필 의원은 사퇴 파문에서 피해가는 듯 잎었다.
하지만 그가 6.2 지방선거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고, 따라서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실제 당내에서는 정두언 나경원 두 전직 최고위원과 함께 남경필 의원을 동시에 비토 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병수 전 최고위원은 24일 한 방송에 출연, 정두언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 “당 운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 일원이 불출마 선언했다, 이게 왜 뉴스가 돼야 하는지 저로서는 참 이해하기 힘들다”며 “작년 7월 전당대회에서도 지방선거에서 책임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당을 주도해왔고 그런 사람들이 대거 출마해서 자숙은커녕 당권 투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았느냐. 그래서 이번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들은 굉장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들 소장파 3인방이 주도하는 ‘젊은 대표론’과 ‘세대교체론’에 대해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분들은 대체로 10년 이상 당 안팎에서 이러저러한 역할과 책임을 맡아왔던 분들이 그 중심에 서있고, 또 가까이에는 6.2 지방선거나 4.27 재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이 단지 나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당을 이끈다면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을 어떻게 평가할까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이는 사실상 정 의원의 불출마선언 이후에도 전대 출마의지를 접지 않고 있는 나경원 의원과 남경필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들 3인방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소장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내부에서도 이들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노골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김세연 의원은 최근 "직전 지도부에 속한 인사가 이번 전대에 나오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구상찬 의원 역시 “소장파의 간판주자 격으로 몇몇 의원이 거론되나 이는 본인들의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혜훈 의원도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이 경력 세탁의 탈을 쓰고 전당대회에 나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현기환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모습보다는 당 개혁을 위한 밀알이 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남경필, 나경원, 정두언 의원 중 한 명을 당권주자로 뽑자는 방향으로 가는 순간 `새로운 한나라'는 와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비판 여론에 직면, 결국 정두언 의원이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으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나경원 의원과 남경필 의원은 여전히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자신은 정말 책임질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나라당에는 자신만큼 잘난 인물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도무지 그 까닭을 모르겠다.
다시 한 번 그들에게 당내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6.2 지방선거나 4.27 재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이 단지 나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당을 이끈다면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을 어떻게 평가할까 걱정이다.”(서병수 의원)
“남경필, 나경원, 정두언 의원 중 한 명을 당권주자로 뽑자는 방향으로 가는 순간 `새로운 한나라'는 와해할 것이다.”(현기환 의원)
진정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나경원 남경필 의원은 이같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불출마 용단을 내려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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