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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강원도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남북 단일팀 구성과 공동 훈련기반 조성을 넘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남북단일팀 구성과 공동훈련을 추진하는 등 각종 지원방안을 지난 8일 합의한
바 있다.
심지어 자유선진당 변웅전 대표도 "올림픽 정신 부합하면서 성화가 이어지도록 남북 단일팀 구성과 경기 분산 가능하도록 IOC와 꾸준히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가 한반도 정세 안정에 이바지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여야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을 환영하는 바다.
앞서 장웅 북한 IOC위원도 지난 2003년과 2007년에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 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대북 강경책 일변도인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당장 남북 간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겠지만, 차기 정부에서는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손 대표가 이날 ‘남북공동개최’ 검토 의사를 밝혔고,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역시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에 비교적 우호적인 국가들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 그들 국가 역시 북핵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6자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우리는 북한에 대해 유연하면서도 단호하게 북핵문제 해결을 요구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극우 단체가 걸림돌이다.
‘국민행동본부’는 “올림픽을 북한에 쪼개 주자든지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반역자”라며 “굳이 공동개최, 단일팀을 하겠다면 평창을 반납하라”고 여야의 남북단일팀 구성 합의에 대해 맹비난했다.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도 “여야 의원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며 “온 국민이 피나는 노력으로 따낸 동계올림픽인데 자기들이 따낸 것처럼 평창을 김정일에게 상납하자고 합의 하였다니 기가 막히다”고 가세했다.
참 답답한 사람들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하려면 남북 이벤트만큼 효과적인 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거나 평창과 금강산으로 나눠 분산 개최 한다면,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그 만큼 더 몰려 올 것이고, ‘흑자 올림픽’에 일조할 것은 불 보듯 빤한 일 아니겠는가.
그런데 만일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방해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겠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북한은 지난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 개막 6일전인 9월 14일 김포공항 폭탄테러사건을 저질렀다. 또 지난 88서울올림픽 당시에는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1년 전인 1987년 11월29일에 KAL 858기 폭파사건을 저질렀다. 이후 2002년 한일 월드컵 결승전 전날인 6월29일에는 제2연평해전을 일으켰다.
그런 도발이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재연될 경우, 무려 20조원 가까운 돈을 투자하고 치르는 올림픽에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않아 결국 ‘쪽박 올림픽’이 되고 말 것이다.
그로 인해 강원도민들은 물론 우리 국민들은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 아니겠는가.
이런 도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남북공동개최는 매우 바람직한 안이다.
특히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가 북핵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굳이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모쪼록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 대결구도를 끝장내고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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