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기초를 세우는 나이가 이립(而立)이다. 우리나이로 서른인 화요비(사진)가 변화를 위한 출발점에 다시 섰다.
가장 ‘화요비다움’을 찾기 위해 다양한 색깔로 가득 채워진 도화지를 버렸다. 예전에 느꼈던 감흥을 다시 채우기 위함이다.
올해로 데뷔 11년인 화요비가 회사를 옮기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팬들을 만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니음반 제목도 ‘리본(Reborn)’으로 지었다. 타이틀곡 ‘아임 오케이’는 기존의 화요비 색깔을 빗겨간다. 일렉트로닉 팝 스타일의 댄스곡이다. 타이틀로 빠른 곡을 내세운 것은 처음이다. “장르의 특색보다 나만의 맛을 살렸다”며 “휘몰아치는 폭풍 가창력을 요하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예전 창법을 끄집어 냈다.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한 음악을 좋아하는데 팬들이 예전의 지르는 창법을 원했다”는 이유에서다.
화요비는 2007년 성대 수술을 받았다. 당시 유착성 성대(성대가 밀착돼 목소리가 나지 않는 증상) 등 성대 이상으로 약물과 통원 치료를 받아오다 성대 낭종까지 생겨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가창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사실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테크닉보다는 감성적으로 인정받고 싶어 노력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내지 않았나 싶다”고 되돌아 보기도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음악적인 취향도 넓어지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
이번 음반을 통해 화요비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뿜어냈다. “오랜만에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음역대가 나왔다”며 “예전 화요비의 노래를 그리워한 분들은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로듀서로 나선 것도 처음이다. 황찬희가 작곡하고 화요비가 노랫말을 붙인 ‘2 더 스카이’를 제외한 3곡 모두 작사·작곡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다투고 난 후의 상황을 묘사한 ‘XOXO’, 1990년대 후반 유행했던 R&B 발라드 ‘위드 u’ 등이 수록됐다. “몸과 마음은 힘들었지만 내 것으로 꽉 채워진 느낌이 들었고, 힘들었던 만큼 보람도 컸다”며 웃는다.
가수 데뷔 11년을 되돌아봤다. 가수가 “썩 잘 맞는 직업은 아닌 것 같다. 올 초에는 이 생활을 그만 둘 생각도 했다. 나와 대중과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못하니까….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한 달 동안 고민했다. 만약 가수가 안 됐다면 뭐가 됐을지, 그만 둔다면 뭘 할 수 있을지…. 결론은 할 줄 아는 게 노래 부르는 것 밖에 없더라는 것이더라”며 머쓱해 했다.
화요비는 앞으로 “예쁘고 아름답고 정신적으로 완벽히 기대고 싶은 편안한 사랑, 서로를 잘 이해해주고 안 싸우고…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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