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계 전설' 작곡가 이철혁 별세

    음악 / 관리자 / 2011-08-08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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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년 77세… 10일 발인

    한국영화음악계의 전설로 통하는 한국영화음악작곡가협회 이철혁(77·이경수) 전 회장이 별세했다.

    한국영화음악작곡가협회와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55)씨에 따르면, 지난 3월 폐기종으로 서울 안암동 고려대병원에 입원한 이 전 회장은 8일 오전 5시25분께 세상을 떠났다.

    전남 영암 태생인 고인은 1971년 영화 '아름다운 팔도강산'을 시작으로 '푸른교실'(1976), '가을 비 우산 속에'(1979), '전우가 남긴 한마디'(1979), '감자'(1987), '내 사랑 동키호테'(1989), '라이 따이한'(1994), '소낙비'(1995), '싸울아비'(2001) 등 약 40년간 400여편의 영화음악을 작업했다.

    '감자'로 1987년 제26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영화음악상을 받았다. 특히 1992년에는 영화 317편의 음악을 작곡, 기네스북 예술장르부문 영화음악 편에 '최다 작곡 기록 보유자'로 등재됐다.

    1972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를 거쳐 1999년부터 한국영화음악작곡가협회 회장을 맡아왔다. 대종상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국내 각급 영화제의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또 2006년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1인 시위' 릴레이에 동참하는 등 영화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고인은 대중가요 작곡가로도 명성을 떨쳤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편곡했고 최정자의 '처녀농군', 태원의 '가을의 연인', 김상희의 '빗속의 연다', 패티김의 '추억속에 혼자 걸었네', 정훈희의 '풀꽃반지', 배호의 '물방아고향' 등을 작곡했다.

    박성서씨는 "이 전 회장은 평생 오선지 위의 악상을 좇아 살아온 작곡가"라고 평했다. "영화음악가로 전성기를 누리던 1970~80년대에는 보통 한 해에 영화 수십 편의 음악 작업을 감당했다"며 "당시 의무편수제도로 제작 마감인 6월과 12월에는 밤샘하기 일쑤였다"고 회상했다. "한국 영화음악 기록사 음반을 4장의 CD로 제작하는 등 한국영화음악을 집대성했다."

    고인은 시인 천양희씨의 시 '묵상'에 곡을 붙여 가수 김정주가 노래한 음반을 낼 예정이었나 출시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부인 김희자씨와 2남1녀를 남겼다. 차남 태규(38·이창문)씨는 2004년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음향녹음상을 수상, 2대에 걸친 대종상 수상으로 화제가 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305호실, 발인 10일 오전 8시, 장지 경기 양평군 팔당공원묘지. 02-923-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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