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35% vs. 시민일보 25%

    고하승 칼럼 / 최민경 / 2011-08-11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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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조선일보와 연합뉴스 등 보수성향의 언론매체가 지난 10일 일제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35.82%의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기사를 내보냈다.

    실제 연합뉴스는 <헤드라인뉴스>를 통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부재자투표 신고자가 10만2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부재자 투표자들이 일반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 지방선거의 서울지역 부재자투표 선거인 수와 투표율의 비율에 대입해 보면 이번 주민투표에서는 35.82%의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세계일보 등도 전날 ‘35.82%의 투표율’ 전망 기사를 일제히 내보냈다.

    하지만 <시민일보>는 이 같은 전망에 동의하기 어렵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부재자투표신고를 잠정집계한 결과는 10만2831명이다.

    물론 적지 않은 수다.

    그러나 이는 최근 5년간 서울지역 주요선거의 부재자투표 신고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실제 부재자투표신고의 경우, 2007년 교육감선거 당시에는 11만8299명으로 총유권자수의 1.5%였다.

    같은 해 12월 대통령선거 때에는 14만 8056명으로 1.8%였고, 2008년 제18대국회의원선거 때 역시 14만 4939명으로 1.8%였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5만4721명으로 1.9%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 주민투표 부재자 신고자수는 불과 10만2831명에 그쳤다. 총 유권자수의 1.2%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지난 6·2지방선거에 비해 총 유권자 수는 무려 14만 8539명이 늘었는데도 부재자투표는 오히려 전년대비 51890명이나 줄었다.

    이는 투표율 15.48%로 역대 최저 투표율을 보였던 지난 2007 교육감선거 당시의 부재자투표 신고보다도 낮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 언론은 투표율이 상당히 높았던 지난 6·2 지방선거의 서울지역 투표율 53.9%에 이번 주민투표 부재자투표신고 감소율(33.5%)을 대입해 약 35.82%라는 황당한 투표율을 추정했다.

    만일 같은 방식으로 투표율이 극히 저조했던 지난 2007년 교육감선거 당시의 투표율에 이번 부재자투표신고 감소율을 대입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투표율은 고작 15% 내외다.

    따라서 보다 정확성을 기하려면 ‘35%+15%’를 둘로 나누어야 맞다.

    그렇다면 예상 투표율은 25% 안팎에 그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연합뉴스나 조선일보 등의 예측이 맞는지, 아니면 시민일보의 예측이 맞는지, 그 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투표율은 결코 유효투표율인 33.3%를 채우지 못할 것이란 점이다.

    왜냐하면 주민투표에 대한 ‘불법’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무상급식 결정은 교육감 소관인데 서울시장이 교육감 소관업무에 대한 권한을 침해했기 때문에 주민투표법 제7조 제2항 제2호를 위반한 불법이다.

    또한 무상급식은 예산의 배정, 집행에 관한 사항으로 주민투표법상 예산에 관한 사항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되어 있는 주민투표법 제7조 제2항 제3호를 명백하게 위반했다.

    특히 현재 서울시는 무상급식에 관한 서울시 의회의 조례에 관하여 대법원에 조례무효확인청구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주민투표법상 재판중인 사안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되어 있다. 역시 명백한 위반이다.

    보다 큰 문제는 서명부의 변형과 주민등록 및 명의 도용 등 수많은 불법 사례가 적발되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주민투표가 서울시민들의 지지를 받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부재자투표접수 신고 비율이 역대 각종 선거 때보다 낮은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그나저나 무상급식 투표율은 얼마나 될까?

    35%를 예상한 연합뉴스-조선일보의 예측이 맞는지 25%를 전망한 시민일보의 예측이 맞는지,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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