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제16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접전 끝에 숙적 일본에 역전패를 당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밤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열린 일본과 D조 예선 3차전에서 2-3(25-23 15-25 25-18 23-25 5-15 )으로 패했다.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린 에이스 김연경(22점)과 막내 김희진(9점)의 활약으로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갔지만, 뒷심 부족으로 내리 두 세트를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3-0 승) 이후 최근 그랑프리대회까지 일본에 3연패를 당했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45승78패로 열세가 이어졌다.
예선 2승1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D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8일 오후 B조 1위 태국과 8강 1차전을 벌인다. 19일 B조 2위 베트남과 8강 2차전을 벌인 뒤 20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21일부터 순위 결정전에 들어간다.
14개 팀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내년 5월 런던올림픽 세계 예선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상위 3위 팀까지 예선 진출 티켓을 얻는다.
다잡았던 대어를 눈앞에서 놓친 경기였다. 1세트에서 대표팀은 9-9 접전 상황에서 김연경이 연속 강타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기세가 오른 대표팀은 김세영(6점)의 블로킹과 윤혜숙(2점)의 서브 에이스로 14-9까지 앞서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다소 집중력이 흔들렸던 대표팀은 3세트 다시 힘을 냈다. 역시 9-9 동점 상황에서 김연경이 연속 후위 공격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이후 컨디션이 좋지 않은 황연주(4점)를 대신해 들어온 막내 김희진이 잇따라 어려운 공격을 성공시켜 19-14까지 점수를 벌렸고 정대영(15점)이 세트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4세트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듯 했다. 대표팀은 16-17로 뒤진 상황에서 김연경이 3연속 강타를 꽂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윤혜숙의 서브 에이스까지 나와 점수 차는 20-17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22-21로 앞선 상황에서 한송이(6점)의 공격이 잇따라 상대 블로킹에 걸리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김희진의 블로킹과 한송이의 공격이 잇따라 실패해 세트를 내줬다.
승리를 앞둔 상황에서 기세가 꺾인 대표팀은 마지막 5세트 급격하게 무너졌다. 김연경의 공격까지 잇따라 벗어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김형실 감독은 "다 이긴 경기를 내줬다. 4세트 고비를 넘지 못했다"면서 "일본이 역시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났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그러나 "주전 세터 김사니가 빠져 아직 호흡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 해줬다"면서 "8강전에서 태국과 베트남을 반드시 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포 김연경도 "이길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면서 "하지만 모두 열심히 해준 만큼 남은 경기에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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